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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 |
KT가 3년 만에 지난해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황창규 회장이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KT의 주력인 통신사업의 성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황 회장이 통신사업의 부진을 올해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KT, 지난해 영업이익 1조 돌파에도 남는 아쉬움
KT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2929억 원을 내며 1년 만에 적자에서 벗어났다고 29일 밝혔다.
하지만 KT가 거둔 성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아쉬움도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KT는 지난해 주력인 무선사업에서 매출 7조3707억 원을 냈다. 2014년과 비교해 매출이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KT가 이동통신 판매와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 등에서 성장정체에 빠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KT의 유선사업도 부진탈출에 실패했다. KT 유선사업의 부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KT는 지난해 유선사업에서 매출 5조1587억 원을 내 2014년 대비해 매출이 6.9% 줄었다. 가정과 산업용 유선전화와 공중전화 등 유선분야 대부분 사업의 매출이 1년 전보다 감소했다.
KT가 지난해 가입자 110만 명을 확보한 기가인터넷 서비스도 유선사업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 황창규의 깊어지는 고민
황 회장은 통신사업의 부진을 타개할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는 이통3사 모두가 직면한 어려움이기도 하다.
무선사업의 경우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체제가 견고해진 데다 ‘20%에 상응하는 요금할인’ 제도에 가입하는 고객이 늘어나 수익성 만회가 힘겨운 상황이다. ‘가격파괴’를 내세운 알뜰폰의 공세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KT의 가입자당수익(ARPU)이 직전 분기였던 3분기와 비교해 0.8% 증가하는 데 그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KT를 포함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연초부터 기기값을 받지 않는 공짜폰과 출고가 60만 원 미만의 중저가폰 판매를 확대하는 등 나름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이 또한 근본적 해결책이라고는 볼 수 없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통사가 무선사업 수익성을 높이려면 출고가 70~100만 원대인 이른바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를 늘리거나 가입자를 대거 끌어들여야 한다”면서도 “현재 시장의 분위기상 둘 다 이루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KT의 경우 유선전화와 공중전화 등 유선사업에서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는 더욱 더 어렵다. 휴대폰 보급률이 전체 인구수를 초과한 상황에서 유선통신 서비스는 사양길에 접어든지 오래다.
◆ 황창규, 통신사업 수익성 어떻게 만회할까
황 회장은 통신사업 부진에서 벗어날 묘수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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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회장은 '기가인터넷'이 KT의 유선사업 부진 탈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
황 회장은 지난해 연말 KT 조직구조 개편을 실시했다. 유무선 마케팅을 통합해 총괄하는 ‘매스(MASS)총괄’과 이를 전면 지원하는 ‘지원총괄’을 양대 축으로 삼고 통신분야 사업성 강화에 힘을 실어줬다.
황 회장은 이를 통해 올해 무선통신사업 수익성 회복에 나서려고 한다.
KT에서 LTE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수익성 회복에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KT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가운데 71%를 LTE 가입자로 채웠다.
LTE 고객이 사용하는 요금체계는 3G 요금보다 수익성이 높다. 유료 부가서비스도 상당수 LTE 고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황 회장은 유선사업의 경우 ‘기가인터넷’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KT는 올해 기가인터넷 가입자를 지난해의 2배에 가까운 200만 명 돌파로 잡았다.
KT는 이를 위해 올해 전국 아파트 단위 모든 가정이 기가인터넷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기가인터넷이 보편화될 경우 이를 무선으로 응용한 사업의 보급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KT는 기대한다.
신광석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9일 내놓은 실적 관련 자료에서 “올해는 KT만의 1등 기술과 서비스를 기반으로 통신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