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한국뿐 아니라 유럽연합 등에서 기업결합 승인을 받는다면 취임 3년 차를 맞는 조 회장의 최대 성과가 될 수 있다.
2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와 해외 경쟁당국에 보완자료를 제출하는 등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한 뒤 여러 차례 보충자료를 제출했고 그 밖에 국가들에서도 요청받은 내용을 설명하고 보완자료도 제출했다”며 “각 나라 경쟁당국의 승인시점을 미리 단정하기 어렵지만 올해 안에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각 나라 자문사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한국, 유럽연합, 미국, 중국, 일본, 베트남, 대만, 태국 등 8개 나라의 기업결합심사를 남겨두고 있다. 올해 2월 터키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을 승인받으며 첫 단추를 뀄다.
4월 초 에어캐나다가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심사를 거친 뒤 에어트랜샛 합병을 포기하면서 대한항공도 유럽연합의 기업결합심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에어캐나다와 에어트랜샛이 합병과 관련한 독과점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이 두 항공사의 유럽~캐나다 중복노선이 30여 개에 이르는 점을 들어 독과점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시정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는데 에어캐나다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인수 포기를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독점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중복 직항노선은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페인 바르셀로나 4개 노선뿐이고 대부분 직항노선으로 운영되는 대서양 노선과 달리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노선은 경유 대체노선이 있다는 내용을 담은 설명자료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는 올해 하반기가 돼야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가 서강대학교 산학협력단에 맡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관한 연구용역 결과는 6월에 나온다. 공정위는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시정조치 등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심사 대상기업에 보낸다.
공정위는 심사 대상 기업으로부터 의견을 받은 뒤 전원회의를 열고 인수합병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조 회장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조 회장은 2020년 11월16일 한진칼과 대한항공 이사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 직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부담이 있었지만 ‘수송으로 국가에 기여한다’는 한진그룹의 창업이념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24일 한진그룹 회장 3년차를 시작한다.
조 회장이 회장 취임 3년 만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대한항공을 세계 10위 수준의 초대형 항공사로 성장시키는 결과를 낸다면 최고경영자로서 조 회장의 평가가 한층 높아질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