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1-04-20 15: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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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패스와 엘비세미콘이 정부의 시스템반도체 육성정책과 삼성전자의 ‘반도체 비전 2030’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정부의 시스템반도체 육성 의지와 함께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매출 증가로 반도체 후공정업체의 사업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이병구 네패스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박노만 엘비세미콘 대표이사.
정부는 시스템반도체와 바이오, 미래형 자동차를 3대 중점 육성산업으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2030년에 시스템반도체 1위에 오르는 것과 함께 국내 팹리스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팹리스는 반도체 설계와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정부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반도체기업의 수요 창출 및 성장 단계별 지원 강화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 역량 강화를 위한 금융·세제지원 △팹리스와 파운드리 상생협력 생태계 조성 △2030년까지 1만7천 명 규모의 인력 양성 △차세대반도체 핵심기술 확보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4월24일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 달성을 목표로 133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반도체 비전 2030을 살펴보면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연구개발(R&D)에 73조 원, 최첨단 생산인프라에 60조 원 등 모두 133조 원을 투자한다. 최근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에 파운드리와 메모리반도체를 포함한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추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6500억 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통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육성하겠다는 정책을 추가로 발표했다.
박찬호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비전 2030은 단순히 삼성전자 파운드리부문 성장뿐만 아니라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조성과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는 반도체 후공정을 담당하는 패키징과 테스트업체의 성장에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반도체는 웨이퍼를 설계한 뒤 공장에서 제조한다. 제조는 크게 전공정과 후공정으로 구분된다. 전공정은 웨이퍼를 설계도에 맞게 제조하는 공정이다. 후공정은 전공정을 마친 웨이퍼를 패키징하고 테스트해 최종적으로 반도체칩으로 만드는 공정이다.
패키징은 전공정에서 제작한 칩을 보호하는 역할과 전기적 통로를 만드는 것이다. 시스템반도체가 고도화 될수록 패키징 난도도 높아진다. 테스트는 전공정이 끝난 웨이퍼 단계나 완성된 반도체칩을 출하하기 전에 검사하는 공정이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팹리스사업부문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2021년 영업이익이 2020년보다 13% 늘어난 1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LSI사업부의 주요 제품으로는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이미지센서(CIS),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전력관리칩(PMIC) 등으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반도체다.
2021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3억7천만 대로 2020년과 비교해 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더욱이 5G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어 삼성전자LSI사업부의 주력 제품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는 대당 1500~2500억 원 수준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도입하는 등 전공정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어 후공정에서는 자체적으로 생산능력을 늘리기보다 반도체 후공정 협력사들에 생산능력 증설을 요청해 왔다.
정부의 시스템반도체 육성정책과 함께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매출이 늘어나며 반도체 후공정업체인 네패스와 엘비세미콘이 볼 수혜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네패스는 1990년 설립돼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사업을 모두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구동칩과 전력관리칩을 패키징, 테스트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LSI사업부의 전력관리칩 후공정 점유율이 높다.
전력관리칩은 스마트폰의 성능이 좋아지면 더 많이 탑재된다. 특히 2021년 중저가 스마트폰의 배터리 용량이 커지면서 전력관리칩의 역할이 중요해져 스마트폰 대당 탑재량이 늘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의 고급 스마트폰 종류인 갤럭시에 전력관리칩이 초창기에는 1개가 채용되다 최근에는 8개까지 늘었다. 삼성전자는 8개의 전력관리칩 가운데 5개를 삼성전자LSI사업부가 생산한 제품으로 탑재하고 있다.
임예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네패스는 2021년 전력관리칩의 패키지와 테스트 물량 늘어날 것”이라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이미지센서 등 테스트하는 시스템반도체의 종류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엘비세미콘은 2000년에 설립돼 반도체칩 패키징과 테스트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실리콘웍스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2020년 기준 90% 이상 주요 매출이 디스플레이 구동칩 패키징과 테스트사업에서 발생했다. 나머지 매출은 전력관리칩 패키징과 테스트가 차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구동칩은 액정디스플레이(LCD)와 올레드(OLED) 패널을 구성하는 픽셀을 구동하는 데 쓰이는 반도체다. 디스플레이 구동칩은 스마트폰에 1개, 노트북과 TV 등에 5~16개가 채용된다.
시장 조사기관 옴디아(Omdia)는 2021년 디스플레이 구동칩시장이 86.4억 달러(10조 원가량)로 2020년보다 3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에 전년보다 24% 성장한 데 이어 큰 폭으로 시장 규모가 커지는 셈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엘비세미콘의 새 사업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이미지센서 테스트사업을 주목해야 한다”며 “1월 말부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테스트를 시작했고 이미지센서 테스트는 올해 2분기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