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영배 우리펀드서비스 대표이사. <우리펀드서비스> |
"급성장하고 있는 가상자산시장에 생태계 조력자로서 위치를 선점하겠다."
고영배 우리펀드서비스 대표이사는 20일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가상자산시장 진출계획을 내놓았다.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거래금액이 국내주식 거래금액을 넘어서는 등 가상자산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반면 금융권은 여전히 보수적 태도를 보이며 가상자산 관련 기업에 지분투자를 진행하는 등 간접적으로 가상자산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고 대표는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상자산시장을 우리펀드서비스의 신사업분야로 점찍고 직접적으로 사업모델을 선보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기존 펀드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던 사업을 가상자산시장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 우리펀드서비스는 어떤 사업을 추진하는 회사인가?
"우리펀드서비스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일반사무관리회사로 집합투자 기구(투자신탁, 투자 회사, 일임자산, 사모펀드 등)와 리츠(부동산 투자회사)에 관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펀드의 기준가격 계산, 수익률 산출, 순자산가치 산정 등 신탁재산의 일반 회계업무를 대행한다. 투자자와 운용사 사이에서 제3자 확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우리펀드서비스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집합투자상품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고객의 투자 가치 극대화, 자산운용 업무의 적극적 지원으로 실제 투자자인 고객보호 중심의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두고 있다."
- 우리펀드서비스 대표로서 올해 사업목표는?
"올해 기본적 목표는 지속성장과 수익실현이다.
다만 최근 금융시장이 크게 변하고 있다. 기존의 문화와 경제체제에서 바라보기에는 다소 생소하고 이질적 디지털경제가 이미 우리곁에 와 있다.
신시장의 출현에 따른 신수익 신사업을 가상자산 연계 플랫폼사업으로 정하고 그 인프라를 내부역량으로 구축해 올해 첫 고객서비스 개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업목표다."
- 우리펀드서비스가 가상자산시장을 신사업 분야로 삼은 이유는?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미래 사회의 한 축이라고 생각한다. 그와 함께 전세계를 국경없이 아우르는 365일 24시간 운영체제인 가상자산 투자시장의 성장이 미래 혁신금융 생태계의 시작이다.
이해를 돕기위해 가상자산시장과 철새 생태계를 비유해 예를 들어 보겠다.
따뜻한 서식지와 먹이를 찾아 2~3개 대륙을 넘나드는 철새는 조류종마다 지구 자기장의 흐름과 기후의 변화에 따른 이동패턴이 있다. 철새는 이동시마다 중간 휴식처, 먹이 공급지와 번식지를 변경해 최적지를 다양하게 선택하고 있다.
지구 자기장의 흐름 지식과 기상예보를 누구나 확인할 수 있고 투명하게 공유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비트코인 운영의 룰이라고 비유해 보겠다.
그리고 철새의 본능에 더해 오랜기간 축적하게 된 최적의 서식장소를 찾는 판단능력과 집단지성을 현재 시장에 비유하자면 아쉽게도 가상자산사업자와 투자자 각자의 판단과 리스크 테이킹 성향뿐이다."
고 대표는 가상자산의 가치를 제3의 위치에서 전문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봤다. 가상자산시장은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시장의 경험치 축적과 검증역량도 부족하고 집단지성을 실현하는 방법론도 모호하다는 것이다.
그는 시장전체를 총괄하는 기구를 만들거나 모든 거래를 규제한다면 기존 중앙집권적 금융체계와 동화돼 자유로운 야생의 철새를 새장에 다시 가두는 꼴이 될 것이라며 시장의 성장과 투자자 안정성의 차이를 가장 신속하게 좁히는 방법은 규제기구의 신설이 아니고 전문가집단의 지원체계라고 봤다.
- 가상자산시장 성장에서 우리펀드서비스의 역할은?
"철새 서식지 환경오염을 모니터링하면서 그 지역 다른 생물 및 텃새와의 공생방안을 연구하고 불법 포획을 감시하는 환경단체와 연구원들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가상자산시장도 시장의 검증프레임을 통해 기본 법률안에서 운영되도록 하는 지원과 함께 모든 참여자들 사이의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우리펀드서비스가 선보일 가상자산 플랫폼이 이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모든 가상자산 거래의 취득가, 기준가를 정하는 제3자 검증과 재무회계와 과세 자료의 정합성 및 업무효율을 올려주는 전문 사무관리사의 역할이다.
가상자산시장 성장과 함께 전문 사무관리사업 규모는 크게 증대될 것이며 추가적으로 합법적 커스터디사(수탁사)와 컨설팅사 등의 역할도 중요해질 것으로 바라본다.
우리펀드서비스는 미래 혁신금융 생태계 조력자로서의 위치를 선점하고자 디지털자산 연계 신사업을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정했다."
-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는 언제쯤 출시되나?
"첫 번째로 디지털자산을 보유하고 투자한 법인들의 기업회계와 백오피스(거래의 기록이 정리되고 보관되는 장소) 지원을 목적을 하는 시스템을 출시하고 플랫폼화는 사업을 7월에 개시한다.
제휴사로는 기업회원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거래소인 지닥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고객층은 올해 들어 크게 늘어난 지닥의 기업회원과 전문투자사 200여 개사이며 이후 다른 거래소의 기업고객들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제휴 거래소를 추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두 번째로는 개인들의 가상자산 기타소득 추출을 위한 거래검증 및 과세 자료를 거래소들과 공동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올해 4분기에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전국의 월간 투자자는 360만 명 정도로 이 가운데 연간 250만 원 이상의 투자이익을 내 과세대상이 되는 고객은 최소 50만 명이상으로 예상된다.
이 고객들이 5월 종합소득세 신고기간 1개월 동안 한꺼번에 투자이익을 계산하고 해외거래소 증빙자료를 추출하는 것은 거래소가 지원하기에도 매우 어려운 일이어서 이미 많은 거래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잠재고객들이 간편하고 정확하게 납세신고를 할수 있도록 해외거래소와 개인 사이에 거래까지 포함해 납세자료를 추출하는 통합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우리펀드서비스의 강점은 무엇인가?
"첫 번째 그동안 고객사로부터 인정받아 온 일반사무관리업무의 정확성과 신뢰다.
예를 들면 최근 5년 동안 대고객 '무사고', '무결점'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우리펀드서비스는 실제로 사무관리 사고와 기준가 오류 발생률에서 0%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국내업계 및 국제적으로도 최고 수준에 속하며 지속해서 그 기록을 갱신해 가고 있다.
두 번째 장기간의 업력을 꼽을 수 있다.
우리펀드서비스는 2011년 1월30일에 설립됐다. 그 이전에는 우리은행의 사업부로서는 2000년 8월부터 전문 사무관리서비스를 시작해왔다.
20여 년의 경력직원들이 리더그룹으로 있고 그들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고객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고객사의 내부문제 발생이나 기타 이슈에 관해 전문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세 번째 자체개발한 전산 시스템의 우수성이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2000년부터 사용해 온 시스템을 2014년에 차세대시스템으로 고도화했다. 이를 인정받아 2015년에는 KB국민은행에 사무관리시스템을 구축 및 판매하는 등 시스템 성능을 인정받았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강점은 우리펀드서비스가 선제적으로 인력과 시스템을 투자해 가상자산 시장분석 및 사업수행 역량을 키워왔다는 것이다.
지난해 초부터 1년 동안 디지털자산 신사업태스크포스(TFT)를 운영해 다수의 거래소와 가상자산 사업자들과 공동사업 추진 및 제휴협력을 추진해왔다.
우리펀드서비스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디지털자산시장에 관한 자발적 학습조직이자 동호회인 ‘미래금융연구회’가 신설될 정도로 경영진은 물론 일반 직원들까지 적극적으로 미래금융을 준비하는 자세의 조직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 가상자산 관련 사업에서 우리금융지주와의 시너지도 기대해 볼 수 있는지?
우리금융지주도 가상자산시장에 관한 많은 분석과 검토를 진행해왔다.
우리금융지주는 부정적 의견이 많아서라기보다는 고객보호와 신뢰유지가 더 중요하다는 정책방향성 때문에 사업참여를 자제해왔다. 이미 1년 전부터 다수의 사업성을 검토해 왔고 올해는 사업준비를 갖춘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우리금융지주가 지주 차원의 가상자산사업을 시작한다면 계열사의 일원으로서 우리펀드서비스가 그동안 가져온 가상자산사업자들과의 네트워크와 경험치가 도움이 될 것이고 지주사업에 적극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에 더해 우리펀드서비스에게도 고객 접점이 크게 늘어나 새로운 영업기회가 많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 금융권이 아직은 가상자산 시장을 보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고 대표는 가상자산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기존 금융권은 모든 것을 법적 테두리라는 규제 속에서 업무를 해왔다. 제도권 밖에서 다자의 참여로 자율적으로 생성되고 큰 가격 변동성을 가지는 반면 책임지는 중앙기구가 없어서 고객보호가 안될 수 있다는 단점만 보일 수 밖에 없다. 가상자산시장의 다른 긍정적 면을 즉시 인정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실제로 가상자산시장이 크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이미 금융권의 고객층이 디지털경제에 관한 신뢰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재산을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조정과 발전과정을 거치면서 기존 금융권의 참여가 증대되고 선의의 경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가상자산상품의 내부를 들여다 보면 근본적으로는 기존 금융시스템의 논리 및 체계를 적용해 유사하게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것들도 많다.
결국은 기존 금융시장 참여자와 동일하게 투자기업과 가상자산사업자는 가상자산을 중개하고 거래하는 데 자산에 관한 평가와 검증된 취득가, 기준가 산정 및 회계처리 등 전문 사무관리 지원의 필요성이 크게 떠오를 것이다."
- 우리펀드서비스 직원에게 평소에 강조는 부분이 있다면?
우리펀드서비스는 전산 개발 및 시스템 운영서비스사이기 때문에 직원 개개인의 역량 강화가 즉시 조직 성과증대로 이어진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나 모두가 공유하는 디지털세상에서는 개인 한 사람의 경쟁력이 매우 빠르게 다른 직원과 조직전체에 전파되기도 한다고 말해주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고객만족에 관한 새로운 서비스 아이디어와 신사업에 관한 관심과 아이디어를 계속 만들어 내는 습관을 지니라고 강조한다.
매일 반복되는 동일 전산 및 동일 지원업무의 관성에 매여 있으면 누구도 모르는 사이에 회사전체가 이 시대에 뒤처지고 고리타분한 조직문화가 생겨나기 때문에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고영배 대표는 2020년 2월부터 우리펀드서비스를 이끌고 있다.
2014년 우리은행 개인영업전략부장을 거쳐 퇴직연급부 영업본부장, 강동강원영업본부장을 지냈다. 우리펀드서비스 대표이사를 맡기 전까지 우리은행에서 신탁연금그룹 상무를 지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