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대선으로 가는 길이 온통 자갈밭으로 바뀌었다.
당대표로서 당헌을 고쳐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 참여를 주도했고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선거를 지휘했지만 참패라는 상처만 입게 됐고 결과적으로 대통령선거 경쟁력에도 의문을 안게 됐다.
7일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민주당의 참패가 확실해 보인다.
민주당이 두 지역에서 모두 진 만큼 이번 선거를 총괄 지휘했던 이 위원장으로서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상당 부분 져야하는 처지에 몰렸다.
민주당이 당헌까지 바꿔가며 이번 선거에 후보를 낸 데는 이 위원장의 강한 의지가 많이 작용했다.
애초 민주당 당헌은 당 소속 공직선출자의 귀책사유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되면 후보를 공천하지 않게 돼 있었는데 당 대표였던 이 위원장이 당헌 개정을 앞장서 추진하며 서울시장후보와 부산시장후보를 냈다.
이렇게 선거를 밀어붙였고 당대표에서 물러난 뒤 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선거를 이끌어 왔기에 이 위원장은 그 누구보다 책임이 무겁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위원장을 향한 선거 패배 책임론이 커질수록 내년 3월에 치러질 20대 대선을 향한 길에 드리워질 먹구름도 짙어질 수밖에 없다.
이 위원장은 3월9일 대선을 딱 1년 앞두고 당대표를 사퇴했다. 당시 “우선은 4·7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실상 재보궐선거에 대선주자로서 명운을 걸었다.
당시 이 위원장은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 지사와 대선후보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를 넘을 정도로 열세를 보였다. 그는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려 이 지사를 추격하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복안을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4월 21대 총선 때만 해도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선두를 달렸다.
여론 조사기관 리얼미티가 2020년 4월20~24일 조사해 24일 내놓은 다음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보면
이낙연 40.2%,
이재명 14.4%로 오차범위 밖에서 압도적 차이로 1위였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나올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5월 전당대회를 열어 당대표를 선출하고 9월에 대선후보를 선출한다.
이번 보궐선거에 큰 표차의 패배는 이 위원장의 대선 경쟁력에 큰 의문을 남겼다. 앞으로 남은 기간에 역전의 발판의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은 이 위원장에게 더없이 아픈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지율이 최근 떨어지고 있다.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현정부의 국무총리, 당대표로 활동한 이력은 지지율 상승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으로 바뀐다.
이번 보궐선거가
문재인 정부를 향한 ‘정권심판’의 분위기로 흘렀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 위원장은 '선거 책임'에 '정권 책임'을 하나 더 짊어지게 되는 셈이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 국무총리와 여당 대표 등 '꽃길'을 걸어왔다고 할 수 있다. 진중하고 품격있는 안정적 리더십으로 지지율을 쌓았다고 한다면 이제부터는 온전히 정치력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하는 데 그 길이 더이상 꽃길로 보이지는 않는다.
기사 내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