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권 씨에스윈드 대표이사 회장이 미국을 주력시장으로 삼게 될까?
김 회장은 미국 생산기지를 구축해 미국 매출 비중을 현재 3분의 1 수준에서 절반 이상으로 키워 실적 확대와 함께 풍력발전타워 세계 1위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씨에스윈드에 따르면 이르면 5월 안에 미국 중부지역의 육상 풍력발전타워 생산기지 구축계획을 확정한다.
미국 내에서 해상풍력타워 초도물량은 2023년에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빠르게 실적을 확보할 수 있는 중부지역 육상 풍력발전타워 생산기지 구축을 먼저 결정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애초 계획인 3월 말보다 다소 늦어졌지만 지난해 세웠던 투자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파악된다.
씨에스윈드는 1월 말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육상 풍력발전 설치량이 많은 중부지역과 해상 풍력발전 성장이 기대되는 동부 지역에 생산기지 마련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었다.
씨에스윈드는 1월 말 진행한 유상증자의 흥행으로 애초 계획인 3503억 원에서 1100억 원 많은 4676억 원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미국 설비투자에 활용하기로 했던 자금규모도 애초 계획인 2916억 원에서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씨에스윈드 관계자는 "현재 중부지역 육상 풍력발전타워 생산설비 확보를 위해 공장 신설, 인수합병 등을 여러모로 검토하고 있다"며 "동부지역 해상풍력 생산설비 구축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6월 말 이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풍력발전업계와 증권업계의 말을 종합해보면 씨에스윈드가 중부지역 생산설비를 새로 짓는 일보다 인수합병을 통해 확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에 생산설비를 구축한 기업을 인수합병하면 대규모 증설을 하지 않고도 이른 시간 안에 실적 확대가 가능하며 영업권을 통한 추가 수주량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씨에스윈드가 미국 중부지역에서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시장 진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인수합병을 통해 단기간에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성권 회장은 미국 현지에 생산설비를 늘려 미국에서 발생하는 매출과 그 비중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풍력발전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미국 풍력발전시장은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3월31일 2조 달러(2260조 원) 규모의 대형 인프라건설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는 4천억 달러(450조 원)가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인프라건설 투자계획 발표 이전 2035년 탄소배출 제로(0) 계획에 따라 풍력발전용 터빈 6만 개를 설치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씨에스윈드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미국을 포함한 미주지역에서 매출 3176억 원을 냈다. 전체 매출 9691억 원 가운데 비중 32.8%를 차지하고 있다.
씨에스윈드는 2024년까지 매출 3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업계는 씨에스윈드가 미국 현지 생산설비 구축을 통해 2024년 미주지역 매출이 1조5천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매출비중이 절반 이상을 넘기면서 가파른 실적 확대에도 크게 기여하게 되는 셈이다.
씨에스윈드는 2014년 코스피에 상장한 뒤 연결기준 매출이 2015년 2971억 원에서 2020년 9691억 원으로 빠르게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64억 원에서 976억 원까지 증가했다.
김 회장은 미국 진출을 통해 세계 1위 풍력발전타워 제조기업이라는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지난해 9월 한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씨에스윈드는 글로벌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며 "세계 모든 풍력 프로젝트를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 1등에 올라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풍력발전업계에 따르면 씨에스윈드는 중국을 제외한 세계시장 점유율 16%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위 기업(10% 안팎)과는 차이가 크지 않은데 미국 시장에서 순조롭게 사업을 확대한다면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씨에스윈드는 고객사인 터빈기업 가운데 3대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 독일 지멘스가메사, 덴마크 베스타스에 관한 매출이 80%에 이른다.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 이유다.
김 회장은 1989년 철구조물을 생산하는 중산정공을 창업했다.
이후 풍력발전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2006년 회사이름을 씨에스윈드로 바꾸며 빠르게 주력제품을 풍력발전타워로 전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