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야놀자 대표이사가 글로벌 호텔객실관리(PMS)사업을 기반으로 상장 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야놀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야놀자를 단순한 여행·숙박앱 운영사가 아니라 여행과 관련된 IT기술을 다루는 ‘트래블테크’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야놀자는 올해 안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데 트래블테크 이미지를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상장 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호텔객실관리는 예약과 체크인부터 객실 정비와 자재 관리에 이르기까지 호텔 운영 전반을 지원하는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야놀자는 호텔의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비대면으로 할 수 있고 각종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호텔객실관리 솔루션 ‘와이플럭스’를 자체 개발했다.
현재 비대면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지원하는 ‘와이플럭스 키오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전체 솔루션을 2021년 안에 상용화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도 세웠다.
이 대표는 인수를 통한 기술력 확보와 사업영역 확대에도 공들이고 있다. 야놀자는 2019~2020년에 호텔객실관리와 관련해 가람, 씨리얼, 이지테크노시스 등 3곳을 인수했다.
야놀자는 2021년 1월 레저시설분야 IT솔루션기업인 산하정보기술을 인수하면서 호텔객실관리를 리조트를 비롯한 여가시설에 적용할 기반을 얻었다.
2021년 3월 말에는 KT 계열사 KT에스테이트와 손잡고 프롭테크(부동산+IT) 스타트업 ‘트러스테이’를 출범하기도 했다. 주거사업에 호텔객실관리 기술과 노하우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영업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클라우드 기반의 호텔객실관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야놀자의 호텔객실관리 관련 제품 가운데 와이플럭스 키오스크의 전체 판매량은 2020년 3월부터 6개월 동안 매달 평균 63%씩 증가했다.
글로벌시장의 성장 전망도 밝다. 시장 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호텔객실관리 소프트웨어시장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7.85%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야놀자는 오라클에 이어 글로벌 호텔객실관리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호텔객실관리시장으로 한정하면 글로벌 1위이기도 하다.
야놀자 관계자는 “동남아시아는 물론 아프리카시장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호텔객실관리 소프트웨어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북미와 유럽에서도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지난해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수기로 호텔관리를 하던 곳도 비대면 기반으로 바꾸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수익이나 매출도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미국 증시 상장도 검토하고 있는데 글로벌 호텔객실관리사업의 호조 등에 힘입어 해외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놀자는 2020년 11월 미래에셋대우를 대표 상장주관사로, 삼성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하면서 상장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애초 국내 코스닥 상장이 유력시됐지만 최근 미국 나스닥 상장설이 돌고 있다. 블룸버그에서 3월 야놀자가 한국과 미국 이중상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야놀자가 미국 증시 상장을 선택한다면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받기 쉽지 않다는 시선도 만만찮다. 경쟁사인 부킹홀딩스나 에어비앤비 등과 비교했을 때 기업규모가 훨씬 작기 때문이다.
야놀자는 2020년에 매출 3천억 원가량을 올렸을 것으로 추산된다. 부킹홀딩스는 2020년 매출 68억 달러(7조6262억 원), 에어비앤비는 34억 달러(3조8131억 원)에 이른다.
야놀자 관계자는 “미국 증시 상장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상장과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