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념 성향 연도별 추이 그림자료. <한국행정연구원> |
이념성향이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2020년까지 3년 연속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진보로 여기는 사람은 2년째 줄어 둘 사이 격차가 좁혀졌다.
4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행정연구원이 2020년 9∼10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8336명을 대상으로 한 '2020 사회통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이념성향을 보수적(매우 보수적·다소 보수적 합계)이라고 본 응답자 비율이 25.7%로 1년 전보다 1.0%포인트 높아졌다.
세부적으로는 '다소 보수적'이라는 응답 비율이 2019년 20.9%에서 지난해 22.1%로 1.2%포인트 상승했다. '매우 보수적'은 3.8%에서 3.6%로 낮아졌다.
보수성향 응답비율은 이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13년 31.0%에서 꾸준히 하락해 2017년에는 전년도보다 5.2%포인트 떨어진 21.0%로 바닥을 찍었다. 이후 2018년 21.2%로 오름세로 돌아서 2019년 24.7%, 지난해 25.7%로 3년 연속 상승했다.
진보성향 응답(매우 진보적·다소 진보적 합계) 비중은 26.8%로 전년도(28.0%)보다 1.2%포인트 내려갔다.
'다소 진보적'이라는 응답이 24.0%, '매우 진보적'은 2.8%로 각각 전년도보다 0.9%포인트, 0.3%포인트 떨어졌다.
진보성향 응답률은 이와 반대흐름을 보인다.
2013년 22.6%에서 2016년 26.1%로 조금씩 오르다 2017년 30.6%로 큰 폭으로 상승하며 보수의 응답률을 뛰어넘었다. 2018년에는 31.4%로 더 올랐으나 2019년 28.0%, 지난해 26.8%로 2년 연속 하락세다.
2018년 10.2%포인트까지 벌어졌던 진보·보수 응답률 차이는 2019년 3.3%포인트, 지난해 1.1%포인트로 좁혀졌다.
이념성향이 스스로 '중도적'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47.6%로 전년도 조사(46.2%)보다 소폭 비율이 올랐다.
이념성향은 성별, 연령별, 가구소득별로 차이를 보였다.
여성의 중도·보수 응답률이 남성보다 높고 진보적이라는 응답비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연령대는 높을수록, 가구소득은 낮을수록 보수적이라는 응답비율이 높고 진보적이라는 응답률은 낮았다.
송진미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조사에서 전반적으로 보수가 늘고 진보는 줄었으며 중도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며 "'다소 보수적'이라는 응답비율이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변화를 보인 것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송 연구위원은 "이념성향은 통상 정당 지지와 같이 움직이고 특히 선거 때는 지지 정당·후보에 맞춰간다"며 "탄핵과 대통령선거 정국에서 진보가 강세였던 2017년에는 중도나 중도보수층이 그쪽으로 움직였다가 시간이 지나며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와 보수 응답률이 회복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들은 정부와 사회의 공정성이 대체로 전년도보다 개선됐다고 바라봤다.
사회 공정성 인식(1∼4점) 모든 항목이 전년도보다 0.1∼0.2점 상승한 가운데 교육기회의 공정성 인식 평균점수가 2.8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병역의무 이행(2.7점), 복지혜택, 성별에 따른 대우(이상 각 2.6점), 취업기회, 과세 및 납세, 지역균형발전(이상 각 2.5점) 순으로 집계됐다. 공정성 인식이 가장 낮은 항목은 정치활동(2.3점)이었다.
정부 공정성부문 점수는 행정기관(2.9점), 중앙선거관리위원회(2.7점), 법원, 경찰(각 2.6점), 검찰(2.5점), 국회(2.4점) 순이었다.
여러 유형의 사회갈등 가운데 보수·진보의 이념갈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평가됐다.
사회갈등 정도를 1∼4점으로 나눴을 때 보수와 진보 사이 갈등 인식이 3.3점으로 가장 높았다. 보수·진보 사이 갈등 인식 점수는 2017년부터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어 빈곤층과 중상층(3.0점), 근로자와 고용주(2.9점), 개발과 환경보존(2.8점), 노인층과 젊은층, 수도권과 지방(이상 2.7점) 등 순이었다.
사회갈등의 원인은 '개인, 집단 간 상호이해 부족'과 '이해 당사자들의 각자 이익 추구'라는 응답이 각각 23.9%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빈부격차'(22.1%), '개인, 집단 사이 가치관 차이'(12.0%), '권력집중'(10.2%) 등이 뒤를 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