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국내에서 소형전기차 라인업을 통해 올해 국내 중대형차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전기차시장의 틈새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소비자들이 이미 내연기관차에서도 중대형차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기차시장 점유율 확보가 쉽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 르노 조에. <르노삼성차>
4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기 위해 전기차 ‘르노 조에’를 20~30대 소비자의 ‘첫차’로 홍보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르노삼성차 생산공장이 있는 부산의 ‘부산청춘드림카사업’에 조에를 제공하고 신세계와 손잡고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고객 체험행사를 진행하는 등 인지도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르노 조에는 글로벌 르노그룹의 소형 해치백 전기차로 2020년 유럽에서는 테슬라의 모델3을 제치고 전기차에서 유럽 판매 1위를 한 모델이기도 하다. 국내에는 2020년 8월에 출시됐다.
르노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54.5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완전히 충전됐을 때 국내 환경부 측정기준으로 주행거리는 309km(WLTP 기준 395km)다.
올해 전기차 신차가 대부분 준중형급 이상으로 출시되고 있어 르노삼성차로서는 틈새시장을 노리기 위해 상대적으로 소형차 선호도가 높은 청년층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 국내 전기차시장에서 주목받는 신차인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는 준중형, 기아의 EV6와 테슬라 모델Y는 중형 차종으로 분류된다.
이외에도 아우디코리아가 올해 출시하기로 한 e트론 스포트백55나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더 뉴 EQA 등도 중형급 이상의 차종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12월부터 기존 준중형세단 전기차인 SM3 Z.E를 단종해 전기차 라인업으로 르노 조에와 초소형 전기차인 르노 트위지만 남게 됐다.
르노삼성차는 국내 소형전기차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르노 조에는 국내 소형 이상의 전기차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가장 낮은 트림의 가격이 3995만 원으로 초소형 전기차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3천만 원대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면 지역 및 트림(등급)에 따라 2500만 원대로 구입할 수 있다.
르노삼성차가 올해 펴고 있는 첫차 전략이 판매량 개선으로 이어질 조짐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르노 조에는 올해 3월에만 102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8월 출시된 이후 12월까지 약 5개월 동안의 판매량이 192대였던 데 비춰보면 나아진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다만 국내 소비자들이 ‘큰 차’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올해 개화하는 국내 전기차시장에서 르노삼성차가 점유율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지난해까지는 국내 전기차들이 대부분 소형차였지만 올해부터는 중형급 이상이 늘어나며 소형 전기차시장이 오히려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르노 조에는 국내 전기차시장에서 지난해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런 의견에 힘이 실린다.
지난해 현대차의 코나는 8088대, 기아 니로는 3138대, 한국GM의 볼트EV는 1581대가 팔렸다. 르노 조에가 5개월밖에 판매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기존 차량들과 판매량 차이가 크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장규모는 기존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차와 기아뿐 아니라 해외 수입차들도 대부분 주행거리를 늘리고 차체를 키워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소형차들도 별도 생존전략을 짜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