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는 지난해 말 기준 소액주주 비중은 22.61%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17.57%에서 한 분기 만에 5.04%포인트 늘었다.
조현범 사장과 조현식 부회장, 조희원씨가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73.04%에 이른다. 여기에 국민연금 지분을 더하면 75%가 넘어간다.
이 지분의 의결권이 각각 3%씩 모두 12%로 제한되는 만큼 소액주주가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 미칠 영향력의 비중은 절대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소액주주의 표심에 따라 한국앤컴퍼니의 감사위원이 결정되는 셈인데 이 선택은 한국앤컴퍼니의 앞으로 1~2년 동안의 경영기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현식 부회장의 주주제안이 소액주주의 선택을 받아 이한상 교수가 한국앤컴퍼니 이사회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기존 이사회 멤버와 긴장감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앤컴퍼니는 이사회에서 이한상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추천하는 조현식 부회장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김혜경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를 후보로 추천했다.
이한상 교수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 전문가로 평가되는데 그동안 준법경영,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등을 강조해왔다.
당장 1년 뒤 조현범 사장이 사내이사 재선임을 노린다면 이사회 내에서 불협화음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현범 사장은 개인 횡령 등의 혐의로 지난해 11월 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
지배구조 변경을 동반하는 신사업 추진 등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조현범 사장은 지난해 말 사업 다각화에 힘을 싣기 위해 한국앤컴퍼니와 한국아트라스비엑스의 합병을 추진했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아트라스비엑스 소액주주의 거센 반발을 샀다.
소액주주는 합병비율이 한국앤컴퍼니 최대주주인 오너일가에게 유리하게 산정됐다며 합병비율을 재산정해 줄 것을 요구했는데 결과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 이한상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이한상 교수는 다른 기업 사외이사를 포기하고 조현식 부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힐 정도로 한국앤컴퍼니 감사위원 선임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한상 교수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감사위원 혼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는데 이사회에 분리선출된 감사위원이 들어오면 오너 입장에서 불안하고 긴장될 수밖에 없다는 조현식 부회장의 말이 마음을 움직였다”며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독립적 사외이사가 지배주주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30일 주총에서 한국앤컴퍼니 측이 제안한 김혜경 교수가 감사위원에 오른다면 조현범 사장은 그룹 장악력을 더욱 단단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더욱 과감한 사업 다각화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조현범 사장은 애초부터 사업 다각화를 중요시하면서 조현식 부회장보다 비타이어부문 육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앤컴퍼니 주총은 30일 오후 1시30분 경기 판교 본사에서 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