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가 지난해 플랜트사업 신규수주의 아쉬움을 털고 올해 플랜트사업 수주잔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DL이앤씨는 3월 러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플랜트사업을 잇따라 수주하며 지난해보다 5배가량 높여 잡은 플랜트사업 수주목표를 달성하는 데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28일 DL이앤씨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거둔 플랜트사업 수주성과를 토대로 올해 플랜트사업 수주목표 달성을 향해 본격적으로 고삐를 죈다.
DL이앤씨는 올해 플랜트사업 신규수주 목표를 1조5천억 원으로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지난해 플랜트사업 수주실적인 3258억 원보다 4.6배나 높여 잡은 것이다.
주택사업과 토목사업 수주목표가 각각 6조 원과 1조 원으로 지난해 수주실적과 거의 같은 수준임을 고려하면 플랜트사업을 다시 확대하겠다는 DL이앤씨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DL이앤씨의 플랜트사업 신규수주는 2018년 1조4201억 원, 2019년 1조3216억 원을 보였는데 지난해에는 75%나 급감했다.
코로나19로 건설업계 전반의 해외플랜트 발주가 위축되기는 했지만 DL이앤씨는 업계 선두권의 위상을 지닌 만큼 매우 아쉬운 수치로 여겨진다.
하지만 DL이앤씨는 1분기에만 5천억 원가량의 플랜트사업 일감을 따내며 올해 수주목표 달성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DL이앤씨는 올해 첫 해외수주로 12일 러시아 석유기업 가즈프롬네프트와 3271억 모스크바 정유공장 현대화사업 가계약을 맺고 90일 이내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DL이앤씨는 모스크바 정유공장에 수소첨가분해공장을 건설하는 이 사업의 설계·조달·시공(EPC)을 단독으로 수행한다.
이를 놓고 DL이앤씨 관계자는 "미국 등에서 적용되는 국제표준과 다른 공사기준을 사용하고 있어 진출이 만만치 않은 러시아시장에서 거둔 성과"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매장량 기준 천연가스 세계 1위, 석유 7위에 이르는 시장으로 대형 플랜트공사 발주가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DL이앤씨는 2014년부터 이번 모스크바 정유공장 현대화사업까지 플랜트사업 3개를 수주한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추가 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DL이앤씨는 말레이시아에서도 25일 매년 20만 톤의 합성고무 소재 라텍스(NBL)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 건설공사 1500억 원을 신규수주에 추가했다.
이번 라텍스공장 건설공사는 LG화학과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케미칼그룹이 합작설립한 법인 LG 페트로나스가 발주하는 첫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DL이앤씨는 향후 수주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DL이앤씨는 1분기 플랜트사업에서 좋은 분위기를 2분기에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윤승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DL이앤씨는 2분기에도 3천억 원 규모의 러시아 모스크바 프로젝트를 포함해 4500억 원가량의 플랜트사업을 수주후보군에 올려뒀다"고 분석했다.
2분기에도 계획대로 4500억 원의 플랜트사업 일감을 따내게 되면 상반기에만 목표의 66%에 이르는 1조 원 규모의 신규수주를 기록하는 것이다.
DL이앤씨의 플랜트사업 수주잔고는 지난해 1조663억 원으로 2019년 2조2454억 원보다 50%이상 줄었다.
이에 DL이앤씨의 플랜트사업부 직원 수도 크게 감소했다. DL이앤씨 플랜트사업부 직원 수는 2017년 1941명에서 지난해 1381명으로 줄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2014년 러시아에 처음 진출한 뒤 수주에 공을 들여왔고 말레이시아에서도 1974년 항만 확장공사를 따낸 뒤 플랜트사업으로 영역을 넓혀 왔다"며 "두 국가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양질의 수주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