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매매거래량 감소, 전셋값 하락 등 집값 하락의 전조로 여겨지는 현상들이 나타나면서 주택청약 열기가 지난해를 정점으로 올해부터 수그러들 수 있다는 시선이 생겨나고 있다.
▲ 서울 일대의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28일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부동산시장에서는 최근 관망세가 퍼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집값 하락의 전조로 여겨지는 현상들이 나타나면서 집을 당장 마련하려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 가운데 주택가격전망지수는 3월 124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택가격전망지수가 하락한 데는 주택매매거래량 감소와 전셋값 하락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택매매거래량은 최근 감소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주택매매거래량은 8만7021건으로 1월보다 4% 줄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4.5% 감소했다.
2월 주택매매거래량은 최근 5년 동안 월평균인 7만277건보다는 여전히 높지만 집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1년 전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그동안 가파른 집값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꼽혔던 전셋값 상승세도 전국 집값을 주도하는 서울 강남3구부터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3월 4째주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 전셋값이 전주보다 0.01% 하락했다고 발표했는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처음으로 전셋값이 떨어졌다.
대형건설사들은 집값이 하락하면 분양목표를 달성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이내 대형건설사는 올해 분양목표를 지난해보다 15%가량 늘린 약 23만 세대로 잡았다.
지난해 갑작스런 집값 상승으로 청약시장이 전례 없는 호황을 보이자 올해 분양목표도 공격적으로 잡은 것이다.
하지만 집값이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한다면 청약에 몰렸던 주택 실수요자들이 기다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형건설사는 도심외곽에 올해 대규모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사례가 많은데 이곳부터 미분양 문제가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이다.
올해 초 대형건설사가 진행한 분양 가운데 수도권 분양에서는 이런 조짐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대부분의 수도권 분양물량이 청약 과정에서 1순위 마감돼 표면적으로 문제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당해지역 특별공급'이 미달되는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해지역 특별공급은 분양이 이뤄지는 지역에서 2년 이상 거주한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주택을 분양해 주는 것을 말하는데 지난해까지는 수도권에서 경쟁률 10대1 이하의 단지를 찾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올해는 수원, 용인 등 수도권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 대형건설사가 분양한 단지의 당해지역 특별공급이 미달되거나 경쟁률이 3대1 수준으로 낮은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현재의 관망세가 이어진다면 대형건설사가 추진하는 분양이라도 도심지 외곽지역에서는 조만간 미분양단지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도심지 외곽의 분양은 대부분의 청약자들이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2순위 이후 추가청약을 통해 분양이 이뤄지기는 한다”면서도 “최근 부동산시장 관망세를 고려하면 미분양 물량이 점점 늘어날 수 있고 특히 인지도가 낮은 중소형건설사 분양은 크게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디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