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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폰사업 매각 쉽지 않아, 일본 소니가 선택한 길도 있다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21-03-23 14:4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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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운명을 결정할 시간이 다가온다.

과거 노키아가 했듯이 스마트폰 사업을 매각하는 일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여겨진다. 스마트폰사업을 대폭 축소해 유지하는 방법을 선택한 소니의 길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사업 매각 쉽지 않아, 일본 소니가 선택한 길도 있다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23일 LG전자에 따르면 24일 오전9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지하1층 대강당에서 제19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 LG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재편 방향이 공유될 가능성이 나온다.

LG전자는 이르면 4월5일 이사회를 열고 MC사업본부 운영방침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1월 말 MC사업본부 운영재검토를 공식화한 지 두 달 여 만이다.

LG전자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등에서 사업재편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며 말을 아껴왔다. 하지만 결정이 임박해짐에 따라 주주총회 자리에서 향후 계획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은 베트남 빈그룹, 폴크스바겐, 구글, 페이스북 등 여러 인수후보기업이 거론되면서 매각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듯 했다. 일부 기업과 협상이 진행되기도 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가능성이 사라진 상황에서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선택지가 남은 것으로 여겨진다. 

업계에선 LG전자가 핵심 특허를 내재화하고 MC사업본부 인력은 다른 사업부서나 계열사로 전환배치한 뒤 스마트폰사업에서 손을 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모바일사업과 기술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완전히 손을 놓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객을 팬으로 만들자’며 고객가치를 강조했다.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국내와 북미에서 여전히 두자릿수 점유율을 올리며 확보한 고객층을 포기하는 일이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점 때문에 LG전자가 모바일사업의 구조조정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뤄낸 소니의 길을 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소니의 모바일사업 담당부서 이름 역시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부로 LG전자와 동일했다.

소니는 2012년 한때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5%의 점유율로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3위까지 올랐으나 계속된 부진으로 현재는 일본시장에서조차 삼성전자에 뒤지는 등 존재감이 줄어들었다.

소니는 2018년 스마트폰사업에서 적자 1조 원가량을 냈다. 이 때문에 모바일사업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요시다 켄이치로 소니 사장은 스마트폰사업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사를 내놓았다.

그는 2019년 5월 일본 언론과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폰은 하드웨어 브랜드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데 필요한 구성요소다”며 “TV를 보지 않는 젋은 세대와 첫 번째 접점은 스마트폰이다”고 말해 스마트폰의 중요성을 들었다.

소니는 스마트폰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사업부를 폐지하고 사업규모를 축소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모바일(MC), 영상제품·솔루션(IP&S), 홈엔터테인먼트·사운드(HE&S) 사업을 통합해 전자제품·솔루션(EP&S) 사업부문을 설립했다. 사실상 모바일사업이 전자사업으로 흡수된 셈이다.

해외 연구개발센터는 모두 폐쇄하고 중국 공장은 문을 닫았다. 태국 공장에만 생산기능을 남기고 판매는 일본, 유럽, 홍콩, 대만의 4개 시장에 집중하기로 했다. 

제품군도 간소화했다. 2020년 소니가 출시한 스마트폰은 고급형 엑스페리아프로·1Ⅱ·5Ⅱ 3종과 중급형 엑스페리아10Ⅱ, 저가형 엑스페리아L4 등 모두 5종에 그친다. 2019년에도 프리미엄 2종, 중급형 2종, 저가형 1종 등 5종이었다.

이러한 노력은 성과를 거뒀다. 몸집은 줄었으나 실적이 개선됐다. 소니 모바일사업은 2018회계연도에 매출 4873억 엔, 영업적자 971억 엔을 냈는데 2019회계연도에는 매출 3621억 엔, 영업적자 211억 엔을 냈다.

2020회계연도 3분기에는 매출 1111억 엔, 영업이익 213억 엔을 내기도 했다.

소니는 2020년 4월 EP&S사업부문을 소니전자로 분사했다. 실적이 개선된 모바일사업도 다시 소니전자 MC사업부로 조직이 부활하게 됐다.

만약 LG전자가 소니 방식을 택한다면 MC사업본부를 없애고 다른 사업본부로 통합한 뒤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중저가 스마트폰을 매년 1~2종씩만 내게 될 수 있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 재편작업에 착수하면서 스마트폰 개발을 모두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신제품 출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LG전자는 2월 중국에서 롤러블폰 디자인 특허를 출원한데다 최근 보급형 스마트폰 LG스타일로7가 출시 전 절차인 블루투스SIG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파악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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