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구, 정진묵 SBI저축은행 각자대표이사 사장이 치열해진 저축은행업계 경쟁에 대응해 디지털 전환에 더욱 집중한다.
두 사장은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해 SBI저축은행을 1년 더 이끈다.
▲ 임진구 SBI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정진문 SBI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장. |
23일 SBI저축은행에 따르면 임 사장과 정 사장이 연임에 성공해 디지털 전환에 더욱 공을 들인다.
SBI저축은행은 16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임 사장과 정 사장의 연임안을 확정했다. 임 사장과 정 사장은 2022년 3월까지 1년 더 SBI저축은행을 이끌게 됐다.
임 사장은 2015년 9월부터 SBI저축은행 기업금융부문을, 정 사장은 2016년 3월부터 개인금융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정 사장은 재임 기간에 편의기능을 추가하고 보안을 강화한 모바일뱅킹앱 사이다뱅크2.0을 내놓으며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1일 열린 SBI저축은행 임원후보 추천위원회는 정 사장을 최고경영자(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하며 "핀테크를 접목한 금융혁신기술 도입 등을 통해 SBI저축은행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고 말했다.
임 사장과 정 사장은 SBI저축은행의 디지털 전환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한 만큼 앞으로도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당장 29일부터 오픈뱅킹서비스가 확대 시행되면서 SBI저축은행의 디지털 경쟁력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오픈뱅킹서비스가 확대 시행되면 기존에 시중은행 모바일뱅킹앱에서 저축은행 계좌를 관리할 수 있었던 것에 더해 저축은행 모바일뱅킹앱에서 다른 금융기관의 계좌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금융소비자는 여러 금융기관의 계좌를 관리하기 위해 복수의 모바일뱅킹앱을 사용할 필요 없이 하나의 모바일뱅킹앱만 사용해도 되는 것이다.
계좌를 조회하고 이체와 송금을 하는 모바일뱅킹앱의 기본적 기능만을 놓고 볼 때 오픈뱅킹서비스의 적용을 받는 모든 금융기관의 모바일뱅킹앱이 사실상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게 되는 셈이다.
SBI저축은행은 모바일뱅킹앱 사이다뱅크를 선보이며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왔다. 모바일뱅킹앱 경쟁상대가 저축은행업계에서 시중은행으로까지 확대되면 사이다뱅크의 외형 성장에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
오픈뱅킹서비스 확대 실시 이전에 사이다뱅크의 기능은 다른 저축은행과 비교해 우위를 확보하면 충분했으나 확대 실시 이후에는 시중은행에도 우위를 보여야 한다는 부담이 커진 것이다.
만약 시중은행 모바일뱅킹앱으로 이용자가 집중돼 저축은행 모바일뱅킹앱에서 이용자들이 이탈하면 저축은행 모바일뱅킹앱은 영업채널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더해 저축은행이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유한 중금리대출에서도 IT기술력을 앞세운 인터넷전문은행과 빅테크들과 경쟁이 예고돼 SBI저축은행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임 사장과 정 사장은 사이다뱅크를 생활서비스와 금융서비스를 모두 아우르는 종합 디지털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플랫폼 운영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이용자가 감소하면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SBI저축은행은 마이데이터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 이 또한 장기적으로 SBI저축은행의 경쟁력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사업은 여러 금융사로 뿔뿔이 흩어진 개인의 금융정보를 한데 모아 보여주고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금융권의 미래 먹거리사업으로 불린다.
마이데이터사업 허가를 따낸 금융사는 그렇지 못한 금융사와 비교해 더 나은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임 사장과 정 사장은 마이데이터사업 허가 획득여부에 관계없이 핀테크기업 등과 협업을 통해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효율성 측면에서 직접 마이데이터사업을 꾸리기보다 다른 핀테크기업 등과 협업을 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