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 노사가 임금협상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기에 타결을 하지 못하고 있다.
최성안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큰 폭의 임금 인상에 합의했는데 올해 비용절감 전략을 추진하는 상황임에도 직원 사기를 높이기 위해 비슷한 결정을 내릴 지 시선이 몰린다.
18일 삼성엔지니어링 직원들에 따르면 2021년 임금협상은 당초 예정됐던 마감시한 15일을 넘겨 계속 진행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임금협상안을 15일까지 마련해 3월 급여부터 바로 반영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논의가 길어져 4월 급여일에 3월 인상분도 함께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노조가 없어 사우협의회라는 직원대표 조직이 회사와 임금협상을 진행한다.
삼성엔지니어링 직원들 사이에서는 임금협상이 예정보다 길어지자 임금 인상폭이 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에도 임금협상이 기존 마감시한인 3월을 넘겨 4월에 이뤄졌는데 최근 5년 동안 가장 큰 폭의 임금인상이 이뤄졌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임금협상에서는 내부에서 ‘베이스업’이라고 불리는 기본급 인상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베이스업은 2.5%로 2016년 1.8%, 2017~2019년 1% 보다 크게 높았다.
여기에 직급과 성과에 따라 특별추가 인상 1.5~2.5%, 확정성과 인상 0.5~3%가 적용돼 사원·대리급은 평균적으로 7%, 간부급은 5% 정도 임금이 올랐다.
지난해 실적을 기반으로 올해 2월 지급한 성과급(PS)이 1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는 점도 임금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직원 기대감의 근거로 꼽히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매출 6조7251억 원, 영업이익 3510억 원을 거뒀다. 2019년보다 매출은 5.6%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8.6% 감소한 것인데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많다.
최 사장은 어느 수준에서 임금 인상에 합의할 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직원 사기를 고려하면 큰 폭의 임금인상에 합의하고 싶겠지만 코로나19 등 위기상황을 넘기 위해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전략을 계속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최근 ‘553전략’으로 불리는 원가절감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553전략은 자원투입을 50% 수준으로 줄이고 신공법을 50% 더 적용함으로써 공사기간을 30% 단축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임금 인상폭이 지난해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말도 내부에서 나온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해 임금 인상폭이 크지 않다는 점도 삼성엔지니어링 임금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처럼 괜찮은 실적을 내고도 올해 베이스업이 1%에 그쳤다”며 “삼성엔지니어링 임금 인상폭도 이와 비슷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등기임원을 제외한 삼성엔지니어링 직원 1인 평균급여는 지난해 9500만 원이다.
이는 삼성물산 전체부문 평균인 1억 원보다는 낮지만 GS건설과 같고 현대건설 8500만 원, 포스코건설 8200만원, HDC현대산업개발 7900만 원보다는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