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 모델들이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점에 입점한 LG베스트샵 매장에서 LG 오브제컬렉션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 LG전자 > |
LG전자가 맞춤형 가전 수요에 발맞춰 오브제컬렉션을 확대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는 가전이 점차 인기를 얻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런 추세에 따라 맞춤형 가전 전략에 힘을 쏟고 있어 두 기업 사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9일 오브제컬렉션 제품군을 기존 13종에서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오브제컬렉션은 LG전자가 지난해 10월 내놓은 맞춤형 가전 브랜드를 말한다.
기존 가전과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은 패널 색상과 재질을 고객이 직접 선택해 집안 인테리어에 어울리게끔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오브제컬렉션은 처음 출시됐을 당시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 설치형 냉장고, 김치냉장고, 1도어 컨버터블 냉장고·냉동고·김치냉장고, 식기세척기, 광파오븐, 정수기, 워시타워, 스타일러 등 11종으로 나왔다.
올해 초에는 에어컨과 무선청소기가 오브제컬렉션에 추가됐는데 이른 시일 안에 공기청정기와 인덕션 또는 다른 신가전에도 오브제컬렉션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역시 오브제컬렉션과 비슷한 브랜드를 운영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소재와 색상 선택을 맡기는 비스포크 브랜드를 2019년 6월 내놨다.
비스포크 제품군은 애초 냉장고와 식기세척기, 전자레인지 등 주방가전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9일 비스포크 브랜드를 거실과 세탁실 관련 제품으로도 확대한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집안 어디에서나 비스포크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현재 비스포크 제품군은 세탁기, 에어컨, 건조기 등의 합류로 12종에 이른다. 또 조만간 신발관리기와 무선청소기도 비스포크 브랜드에서 출시돼 소비자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지게 된다.
이런 맞춤형 가전사업에서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경쟁 향방이 달라질 수도 있다.
LG전자의 생활가전사업은 영업이익 기준으로 지난해 세계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 22조2691억 원, 영업이익 2조3526억 원을 거두며 역대 실적 최대치를 경신했다. 세계 최대 가전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월풀을 영업이익에서 능가했다.
다만 삼성전자도 최근에는 생활가전에서 LG전자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는 2020년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원대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그 덕분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생활가전과 TV사업을 합친 영업이익에서 4년 만에 LG전자를 추월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가 이런 좋은 실적을 낸 데는 비스포크 등 맞춤형 가전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비스포크 냉장고는 삼성전자가 2019년 6월부터 올해 10월 말까지 국내에서 판매한 냉장고 전체 매출의 65%를 차지했다. 비스포크 직화오븐과 식기세척기는 각각 국내 매출의 70%, 50%를 점유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2021년 국내 생활가전 매출 가운데 80%를 비스포크 제품을 통해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전자도 삼성전자 못지않게 오브제컬렉션과 같은 맞춤형 가전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2월 생활가전 고객 가운데 절반가량이 오브제컬렉션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오브제컬렉션을 구매한 고객 중 40%는 다른 오브제컬렉션 제품을 함께 사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이런 인기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LG전자는 올해 해외시장에 오브제컬렉션 제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