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상반기 대형 공공인프라사업에서 여러 건의 수주를 노리고 있다.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국내 주택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 공공인프라사업 수주 확대를 통해 이를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3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롯데건설은 올해 공공인프라사업 입찰공모에서 가장 적극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롯데건설은 서울시가 상반기 안에 사업자를 선정하는 공공인프라사업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서울서부선철도사업과 서울 이수~경기 과천 복합터널사업에 모두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한다.
서울서부선철도사업은 서울 은평구 새절역과 관악구 서울대입구역을 길이 16.2km의 경전철로 잇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1조5천억 원 규모다.
이수~과천 복합터널사업은 서울 동작구 이수교차로에서 경기 과천시 남태령 지하차도 사이의 5.4km 구간에 왕복4차로 터널과 배수터널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47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롯데건설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2개 사업을 수주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시선이 많다.
공공인프라사업은 평가 과정에서 사업제안자에게 1%의 우대가점이 주어지기 때문에 최근 사업제안자가 사업을 따내는 경향이 뚜렷하다.
롯데건설은 서울서부선철도사업에서 사업제안자인 두산건설이 이끄는 컨소시엄에 들어가 있다.
이수~과천 복합터널사업은 롯데건설이 사업제안자로 컨소시엄 주관사를 맡고 있다. 롯데건설이 2개 사업에서 모두 우대가점을 받는 장점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이수~과천 복합터널사업은 15일 마감된 1차 사전젹격심사(PQ) 접수에서 롯데건설 컨소시엄만 단독입찰해 사업 수주를 눈앞에 뒀다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건설이 2개 사업을 모두 수주하면 최소 3천억 원이 넘는 매출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건설은 각 사업에 참여한 지분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공공인프라사업에서 컨소시엄 주관사는 25% 이상, 지분율 상위 3개사는 50% 이상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를 고려하면 롯데건설은 이수~과천 복합터널 공사에서 1200억 원가량, 서울서부선철도사업에서 2천억 원 이상의 공사비를 최소 확보하고 있을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하 사장에게 인프라사업에서 발생하는 매출 3천억 원 규모는 상당히 큰 의미를 지닌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인프라(토목)사업에서 매출 약 2520억 원을 냈다.
인프라사업 매출이 2019년 5140억 원, 2018년 4800억 원, 2017년 4570억 원가량을 거뒀다는 점을 살피면 3천억 원은 최근 롯데건설 인프라사업 1년 매출의 60% 수준이다.
롯데건설은 올해 2600억 원 규모의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 4공구, 2조 원 규모의 베트남 호찌민 지하철5호선 공사 수주 등도 노리고 있다.
하 사장으로서는 인프라사업 매출이 올해를 기점으로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품을 수 있는 셈이다.
인프라사업 매출이 늘어나면 하 사장은 주택사업에 편중된 롯데건설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것도 한층 더 수월해질 수 있다.
롯데건설은 2019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 5조3140억 원 가운데 3조220억 원 매출을 주택사업에서 거뒀다.
전체 매출에서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6.9%로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주택경기가 악화하면 실적이 크게 줄어들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었다.
하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사장교, 대심도터널 등 고난도 공공토목분야의 입찰에 두루 참여할 수 있는 시공역량을 축적해 나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롯데건설은 서울서부선철도사업, 이수~과천 복합터널사업 수주 가능성을 놓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2개 사업 모두 최종입찰을 앞둔 상황으로 수주 가능성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공공인프라사업 수주 확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