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가 계속되면서 1998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하는 희망퇴직이다. 롯데하이마트도 창사 20년 만에 직원 8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하지만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은 ‘생존’을 위한 것이지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아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올해 1월 사장단회의에서 “생존에만 급급하거나 과거의 성공 체험에 집착하는 기업엔 미래도, 존재 의의도 없다”며 “5년 후, 10년 후 회사의 모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부회장은 지난해 재신임을 받는데 성공하며 올해도 과감한 구조조정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롯데쇼핑의 새로운 미래 청사진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이 기대이하의 성적을 내고 있는 점에 강 부회장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강 부회장은 ‘복합쇼핑몰’에서 롯데쇼핑의 미래를 찾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쇼핑은 2020년 12월 롯데자산개발이 운영하던 롯데월드몰 등 복합쇼핑몰 6개 점포를 280억 원에 인수하는 등 복합쇼핑몰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강 부회장은 지난해 6월부터 롯데자산개발 대표도 겸임하고 있는데 이는 롯데자산개발의 쇼핑몰사업과 롯데쇼핑의 유통사업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자산개발은 롯데월드몰, 롯데몰, 롯데피트 등 쇼핑몰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복합쇼핑몰이란 다양한 업태의 소매업체를 한 곳에 모아 놓은 대형상업시설이다. 일반백화점 크기의 10배가 넘는 공간에 상품, 음식, 볼거리가 모두 모여 있어 외식을 하거나 문화, 예술, 여가 등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감소되면 가장 빠르게 수요가 회복될 사업으로 꼽힌다.
복합쇼핑몰의 호조는 롯데쇼핑의 실적 반등에도 중요한 요소다. 롯데몰에는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롯데하이마트 등 롯데쇼핑 계열 브랜드가 주를 이루고 있어 롯데몰이 활성화되면 롯데쇼핑의 각 사업부문도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구조다.
최근 유통사업의 중심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따라서 오프라인 매장은 가족 단위 고객이 쇼핑을 비롯해 오락, 외식 등 다양한 여가행위를 즐길 수 있는 ‘몰링(여가활동을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복합쇼핑몰은 이런 수요를 가장 잘 끌어들일 수 있는 형태로 분석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백화점 내 상품기획(MD)이나 브랜드 유치 등의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만큼 롯데자산개발로부터 인수한 롯데몰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이제 롯데자산개발이 운영하는 롯데몰은 FITIN(피트인) 동대문점 정도만 남았다”고 말했다.
롯데그룹뿐만 아니라 경쟁사인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도 복합쇼핑몰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022년 초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창원'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11월 다산신도시에 복합쇼핑몰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을 열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오프라인 매장 이용이 감소하는 가운데 복합쇼핑몰이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돌파구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올해 9월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의왕점의 문을 연다.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로 쇼핑공간은 아웃도어형 몰과 인도어형 몰로 구성되며 23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한다.
또 롯데쇼핑은 이르면 2022년 ‘상암 롯데몰(가칭)’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상암 롯데몰은 롯데그룹이 8년 동안 기다린 사업으로 서울시로부터 상암 부지(면적 2만644㎡)를 매입하는 데만 1972억 원이 들어간 대규모 프로젝트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오프라인사업은 과거와 달리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수익성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온라인 수요가 높아지더라도 여전히 상품군 등에 따라 오프라인 수요가 여전히 큰 만큼 두 사업 모두 전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