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3인 부회장체제에도 변화를 줄까?
김 회장이 1년 동안 손발을 맞출 부회장체제를 어떻게 꾸리느냐에 따라 1년 뒤 하나금융지주 회장 경쟁구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이 하나은행장과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를 교체하면서 후계구도에 변화를 준만큼 부회장 인사도 후계구도를 세우는 데 초점을 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3명 가운데
이진국 국내사업 부회장과 이은형 국외사업 부회장의 임기가 19일 끝난다.
김 회장이 하나은행장 교체 등을 통해 후계구도를 세웠다고 판단한다면 임기가 끝나는 부회장 자리를 채우지 않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다음 회장 승계구도는 함 부회장과 박성호 하나은행장 내정자의 경쟁으로 굳어질 수 있다.
함 부회장은 1월 부회장에 재선임되며 채용비리 등 법적 리스크를 해소할 시간을 벌었다.
박 내정자가 1년 동안 은행장으로 경영능력을 보여준다면 하나금융지주 안에서 ‘세대교체’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김 회장이
함영주, 이은형,
이진국 3인 부회장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1년 뒤 함 부회장과 박 내정자가 경쟁을 벌이는 구도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은형 부회장이 1년 뒤 지주 회장에 오르기에는 함 부회장, 박 내정자와 비교해 경력이나 나이 면에서 무게감이 떨어진다.
이은형 부회장은 중국민생그룹, 하나금융지주에서 부회장을 맡았지만 아직 대표이사 경험이 없다.
박 내정자는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장,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를 거쳤다.
김 회장이 회장후보군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다면 다음 회장후보로 경쟁력을 갖춘 인물을 부회장으로 선임할 수 있다.
지성규 행장은 하나은행장 연임에 실패했지만 지주 부회장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지 행장은 해외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해외사업 부회장을 맡거나 은행장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사업 부회장을 맡을 수 있다.
함영주 부회장도 은행장 경험을 살려 지주 부회장을 맡고 있다.
지 행장이 부회장에 선임되면 함 부회장, 박 내정자와 함께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로 꼽힐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 정관 제31조2항은 “이사회의 결의로 이사 중에서 약간 명의 부회장, 사장을 선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김승유 전 회장 시절인 2011년
김정태(개인금융부문 총괄), 김지완(자산관리 부문총괄), 윤용로(글로벌 전략부문 총괄), 임창섭(기업금융부문 총괄) 등 부회장 4명을 둔 적도 있다. 당시
김정태, 김지완, 윤용로 부회장은 등기임원에도 올랐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지주 부회장을 둔 곳은 하나금융지주를 제외하면 KB금융지주 한 곳 뿐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양종희 전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강정원 전 KB국민은행장이 물러난 뒤 10년 만이었다.
현재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미등기임원이지만 단순히 명예직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말이 나온다.
금융지주의 덩치가 커지고 사업영역도 넓어지면서 전문성과 경력을 보유한 부회장들이 책임경영을 맡고 있기 때문에 다음 회장후보군으로 유력시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