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학 기자 jhyoon@businesspost.co.kr2021-02-26 1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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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시세 변동성이 워낙 커 안전자산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갈 길이 여전히 멀어 보인다.
비트코인 시세가 한 주만에 6천 만원을 돌파했다가 5천만 원 초반까지 떨어지며 투자자들의 가슴을 철렁이게 하고 있다.
▲ 찰리 멍거(왼쪽)과 워렌 버핏. <연합뉴스>
다만 비트코인 시세가 숨고르기에 들어가 있는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글로벌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6일 오후 2시37분 기준으로 비트코인 시세는 5199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24시간 전보다 7.75% 하락했다.
비트코인 시세는 테슬라 매입 효과에 힘입어 22일 6399만 원까지 치솟았기도 했는데 4일 만에 5천 만원대 초반까지 빠지며 변동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가 출렁이며 안전자산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확진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미국의 경기 부양책 등으로 달러 유동성이 높아지며 달러 가치는 하락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1일 기준 통화 규모는 19조4149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통화규모 15조4468억 달러 비교해 25% 이상 급증했다.
비트코인 시세는 달러 약세화에 대응해 안전자산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기대에 상승세를 보여왔다.
특히 2017년 비트코인 시세 상승은 개인투자자가 이끈 데 반해 지난해부터 이어진 비트코인 시세 상승은 기관투자자들이 이끌며 안전자산으로 자리잡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여전히 큰 변동성을 보이며 안전자산으로서 역할에 의구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유일한 동업자로 알려진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은 24일 CNBC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극심해 매우 불안정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기술고문도 25일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비트코인에 투자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비트코인 시세가 변동성이 클수록 거래수단으로서 가치도 하락할 수 밖에 없다.
앞서 테슬라, 페이팔 등 글로벌기업들이 가상화폐를 결제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비트코인 시세 상승에 힘을 실었다.
각국 정부가 기존의 화폐와 동일한 교환비율이 적용돼 가치변동 위험이 없는 디지털화폐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점도 비트코인의 안전자산으로서 가치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 비트코인 이미지.
디지털화폐는 기존의 실물화폐와 달리 가치가 전자적으로 저장되며 이용자 사이에 자금이체 기능을 통해 지급결제가 이루어지는 화폐를 뜻한다.
민간에서 발행하는 가상화폐와 구별되는 법정통화로서 실물화폐와 동일한 교환비율이 적용돼 가치변동의 위험이 없고 중앙은행이 발행하므로 화폐의 공신력이 담보된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일 내놓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의 의의,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2009년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양한 가상화폐가 처음 등장한 이후 가파르게 가격이 올라 세간의 주목을 받았으나 극심한 가격 변동성과 화폐가 지니는 지불수단으로서 한계 등이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비트코인 시세 변동을 놓고 잠시 숨을 고르며 상승여력을 다지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투자리서치업체 펀드스트랫의 창업자이자 수석 애널리스트인 톰 리는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시세 조정은 비트코인과 같은 자산이 지나온 역사"라며 "40~50% 가격 조정을 받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며 이런 조정이 비트코인의 공정가치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