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 극복과 그룹의 조직 안정화에 헌신하겠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다음 하나금융지주 회장 최종후보에 선정된 뒤 한 말이다.
최고경영자로서 많은 일을 벌이기에는 1년이라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 만큼 조직 안정화와 관련해 후계구도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김정태 회장을 다음 회장 최종후보로 추천한 지 하루 만에 은행, 증권, 캐피털, 카드 등 핵심 계열사 대표이사 최종후보를 발표한다.
김 회장이 회장 최종후보로 선정된 지 하루 만에 4기체제를 꾸리는 것을 두고 빠르게 후계구도를 갖추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회장은 차은영, 윤성복, 김홍진 등 사외이사 3명과 함께 하나금융지주 그룹 임원후보 추천위원회에 참여한다.
김 회장이 임기 1년을 못 박고 다음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것은 후계구도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의 뒤를 이을 유력후보로 꼽히는 함 부회장의 법적 리스크가 불거진 것도 이미 2년 전이다.
채용비리와 관련한 함 부회장의 재판은 2018년 8월22일 시작됐다.
하나금융지주에 2년이라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회장 승계계획(Succession Planning)을 제대로 실행하지 않았다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하나금융지주는 김 회장의 1년 연임을 통해 시간을 버는 선택을 하게 됐다.
김 회장의 임기가 1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에 초점을 맞춘 ‘선량한 관리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경쟁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주는 역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임기 1년을 마무리한다면 10년을 재임하게 된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9년2개월)의 재임기간을 넘게 되는 것이다.
김 회장이 2012년 3월부터 하나금융지주를 맡은 뒤 하나금융지주가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뤘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순이익 2조6천억 원을 냈다. 2011년 순이익은 1조2천억 원이었다.
김 회장은 외환은행 조기 통합뿐 아니라 하나금융투자를 자기자본 4조 원대 증권사로 성장시켰다. 지난해 4월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비은행 부문의 마지막 퍼즐도 맞췄다.
2025년까지 비은행 비중을 30%로 높이겠다는 목표도 5년이나 앞당겨 지난해 달성했다.
김 회장이 더 이상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꺾고 1년 연임을 받아들인 만큼 안정적 후계구도를 마련해 유종의 미를 거둘지 주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