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퇴임을 앞두고 기억에 남는 성과로 샌드박스 규제혁신을 꼽았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박 회장은 18일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대한상공회의소를 이끌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샌드박스 규제혁신”이라며 “다만 큰 물꼬를 바꾸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규제샌드박스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일정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하는 제도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역점을 두고 정부와 국회에 건의했던 사항 가운데 하나다.
박 회장은 지금까지 8편의 샌드박스 승인기업의 홍보영상에 참여해 직접 원고를 다듬고 내레이션을 맡으며 열의를 보였다.
박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여러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국회의 문을 열기가 쉽지 않았다”며 “법과 제도를 우회해 일을 추진하고 실증을 통해 규제를 바꿀 당위성을 찾자는 것이 규제샌드박스였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해외와 비교해 국내에 규제가 많아 젊은 창업가들에게 미안함을 느껴 규제혁신에 더 매달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 창업가들에게 규제를 말하다보면 미국과 유럽 청년들은 듣지 않아도 될 말을 우리 젊은이들은 왜 들어냐 하나 싶어서 정말 미안했다”며 “내가 규제샌드박스 추진에 역점을 뒀던 이유”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다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추대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두고 미래 산업과 관련해 출중한 식견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 회장은 4차산업혁명에 가까운 업종에 있고 4대 그룹 총수로는 처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는 만큼 변화를 이룰 것”이라며 “그동안 내가 중견중소기업에 집중하느라 소홀했던 대기업의 목소리도 최 회장이 함께 반영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2013년 8월 손경식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잔여임기를 물려받은 뒤 연임에 성공해 8년 동안 대한상공회의소를 이끌어왔다. 박 회장은 올해 3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서 물러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