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 상승이 곧 미국 달러화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줄었다는 증거라고 영국언론이 바라봤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5일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미국의 몰락을 반영한다”며 “세계에서 미국 달러화의 영향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이어진 비트코인 가격 급등을 세계 경제질서 재편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달러화가 이전과 같은 안정성을 갖추고 세계에서 강한 영향력을 유지하는 일이 어려워지면서 비트코인과 같이 변동성이 큰 자산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정책이 미국을 향한 세계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달러화의 입지도 약하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기준금리 하락 등 양적 완화정책이 본격화되면서 달러화 가치와 영향력이 낮아지는 데 더욱 속도가 붙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로화와 중국 위안화가 미국 달러화에 맞서 세계에서 더 중요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식되어가고 있다”며 “가상화폐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바라봤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잭 도시 트위터 CEO 등 IT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가상화폐에 긍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는 점도 가상화폐가 강세를 보이는 배경으로 꼽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가상화폐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새로운 금과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IT업계의 시각이 미국이나 중국 정부의 정책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갖출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상화폐가 세계 각국 정부의 정치적 영향에 구애받지 않고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도 가격 상승을 이끈 이유로 분석된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는 현재 시점에서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세계 경제질서 혼란의 위험신호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