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수 전 YTN 사장이 새 책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도서출판 새빛)를 펴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본격화된 '뉴 노멀' 시대를 맞아 전 세계 기업들의 가장 큰 화두로 꼽히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분야 경영의 의미와 현주소를 짚어보는 책이다.
▲ 최남수 새 책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도서출판 새빛). |
저자는 SK증권 사외이사로 일하며 알게 된 ESG경영의 역사와 기업들이 이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 미래 경영환경에서 ESG 분야가 차지하게 될 중요성 등을 설명한다.
SK그룹 계열사들은
최태원 회장의 경영철학에 맞춰 사회적 가치 창출 등 ESG경영 활성화를 주요 경영목표에 포함해 추진하고 있다.
저자에게는 기업에서 실제로 이뤄지는 ESG경영 기반의 의사결정과 경영활동 등을 면밀하게 살펴볼 기회를 얻게된 셈이다.
저자는 조 바이든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낳을 기업경영의 변화도 제시한다.
바이든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주주자본주의의 종말'이 세계 경영 패러다임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미국 기업은 물론 미국과 관계를 맺은 글로벌기업들은 주주들의 이익만을 위한 정책을 넘어 고객과 근로자, 협력사, 지역사회 등 인류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주자본주의와 반대되는 개념인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ESG경영 강화에 중요한 요소로 꼽히며 미국 대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애플과 아마존, AT&T, 씨티그룹, 포드자동차, GM, 골드만삭스, IBM 등 미국 대기업 CEO들이 2019년에 공동으로 주주자본주의 종결을 선언한 것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이행하는 촉매제가 됐다.
한국에서 ESG경영은 이제 막 싹을 틔우는 단계인데 삼성과 SK그룹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점차 ESG경영 확립을 위한 노력이 가시화하고 있다.
저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ESG경영에 주목한다. 최 회장이 선두에서 가장 큰 목소리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강조하며 SK그룹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SK그룹 계열사들은 일제히 친환경분야 중장기 목표를 내걸고 ESG경영이 미래 성장전략에 핵심이 되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공유하고 있다.
저자는 앞으로 이런 변화가 한국사회와 한국자본주의가 걸어가야 할 길이 될 것이라며 점차 이런 논의가 기업들 전반에서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 등 삼성계열사 역시 최근 들어 글로벌 기업시민으로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내놓고 지속가능경영과 ESG분야 투자 확대에 힘쓰고 있다.
저자는 삼성전자가 가전과 스마트폰 등 제품 포장재를 친환경소재로 전환하거나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석탄발전분야에 투자를 중단하는 탈석탄금융을 선언한 점 등을 예시로 들었다.
경제적 이윤 창출을 넘어 사회와 적극 소통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스코의 기업시민 정신도 한국에서 본격화하는 ESG경영의 사례로 꼽았다.
KT도 임직원과 협력사, 환경전문가 등이 참석하는 이해관계자 회의를 통해 발전방향을 논의하고 이를 실제 경영활동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실천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국내에서 아직 ESG경영이 다른 선진국가와 비교해 활발하게 논의되지 않는 데다 정치권에서 공론의 장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데 아쉬움을 표시한다.
기업경영활동에서 ESG분야 가치 창출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사례가 적다는 것이다.
저자는 ESG경영 활성화가 개별기업 차원의 노력만으로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적하며 사회 전반적으로 법률과 정책, 제도, 관행 등에 전반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에 자리잡은 자본주의 문화를 완전히 '리셋'해 ESG경영 관련된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대규모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코로나19 사태는 ESG경영 중심시대의 개막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며 "사회적 가치를 잘 실천하는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내며 기업가치도 더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 최남수 전 YTN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한국경제신문에 입사했다. 서울경제신문과 SBS, YTN에서 경제 전문기자로 활동했고 머니투데이방송 사장과 YTN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현재 서정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SK증권 사외이사 겸 보험연구원 보험발전분과 연구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