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본부장은 "사무총장 선출 문제에 대해 회원국들이 충분히 논의할 수 있도록 후보직을 유지하면서 컨센서스 도출을 기다려왔다"며 "그러나 최종 결선결과 발표 뒤 수개월 지났음에도 합의를 못하면서 세계무역기구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하고 세계무역기구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무역기구의 컨센서스 형성을 촉진하기 위해 굳건한 동맹국인 미국 등과의 긴밀한 조율과 협의를 거쳐 사퇴를 결정했다"며 "저에 대해 강한 지지를 보였던 미국은 저의 결정을 존중해줬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한국은 세 번째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세계무역기구는 사무총장 선출을 위해 세 차례의 회원국 협의를 진행한 결과 유 본부장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다음 사무총장으로 추대하려고 했으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유 본부장을 지지하면서 사무총장 선출절차는 답보상태에 빠져 있었다.
새로 출발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유 본부장의 사퇴에 따라 다음 사무총장으로 오콘조이웨알라가 추대될 것으로 보인다.
유 본부장은 "수개월의 선거기간에 범정부 차원의 총력 지원과 국민들이 보여준 뜨거운 성원이 크나큰 힘이 됐다"며 "무엇보다도 선거 최종 라운드까지 진출하는 과정에서 다자무역체제를 바탕으로 무역강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에 대해 많은 회원국이 긍정적인 인식을 지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 뜻깊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