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회생을 위한 사전기업회생제도(P플랜)에 들어가기 위해 채권단을 설득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1월 판매량이 늘었지만 증가폭이 크지 않은 데다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도 봤다는 시선이 나온다.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며 신차를 내놓기도 어려워져 사전회생계획안에 쌍용차의 지속가능한 사업성을 입증할 설득력이 부족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일 자동차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쌍용차는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으로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지며 차량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쌍용차는 올해 1월 차량 판매량이 1년 전보다 증가했지만 다른 국내 완성차기업과 비교해서는 증가폭이 낮다.
내수 중심인 쌍용차는 2021년 1월 국내에서 자동차를 5648대 판매했다. 2020년 1월보다 1.6% 증가한 데 그쳤다.
경쟁사인 한국GM이 같은 기간 내수에서 6106대를 판매해 1년 전보다 19.7%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쌍용차가 어려움 속에서도 내수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셈이다.
특히 2020년 1월 코로나19로 쌍용차는 2019년 1월과 비교해 차량 판매량이 36.8% 감소했던 것에 비춰보면 이번 판매량 증가는 기저효과일 가능성이 크다는 시선이 있다.
쌍용차는 12월21일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 뒤 주력차량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는 처지에 놓여있어 지속가능한 사업성의 핵심인 신차를 내놓는 데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물론 쌍용차가 올해 상반기 안에 전기차인 E100(프로젝트명)을 출시할 계획은 세워뒀지만 생존의 기로에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 생산 등을 위한 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실제 쌍용차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최근에도 일부 협력사들이 부품 납품을 거부하면서 공장가동이 힘겨운 상태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서 쌍용차가 판매량이 소폭 늘어난 점을 앞세워 사전기업회생제도에 들어가기 위해 채권단에게 동의를 받기는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채권단에 따르면 현재 쌍용차의 잠재적투자자로 알려진 HAAH오토모티브도 투자를 한다는 의사결정을 명확하게 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에서 차량 판매량 증가는 사실상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쌍용차가 지속가능한 경영계획이 담긴 사전회생계획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추가 금융지원을 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전기업회생제도는 잠재적투자자의 투자를 전제로 하고 있다”며 “잠재적투자자가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 현재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금융지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앞으로 쌍용차와 잠재적투자자가 협의해 사전회생계획안을 마련하면 잠재적투자자의 투자집행 이행, 쌍용차 사업계획의 타당성을 객관적 시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를 통해 금융지원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