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금융위원회에서 마이데이터사업 허가를 받아 모바일앱 기반 자산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사업화하는 데 속도를 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른 금융회사와 핀테크기업들과 마이데이터 경쟁이 본격화된 만큼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협업체계를 강화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하는 과제가 중요해졌다.
▲ 진옥동 신한은행장(왼쪽)과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 |
28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관련된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앱 자산관리서비스 '마이자산' 새 버전 출시가 4월 중으로 계획되어 있다.
마이자산은 카드 사용내역과 같은 고객 소비성향과 금융자산, 보험 및 대출 등 정보를 분석해 바람직한 자산관리 방법을 안내하고 적합한 금융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고객이 여러 기관에 분산된 개인정보를 한꺼번에 모아 원하는 기관에 제공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가 도입되면 더 많은 정보를 자산관리서비스에 반영해 정확성과 활용성을 높일 수 있다.
신한은행은 앞으로 마이자산을 단순히 금융상품 추천에 그치지 않고 생애주기에 맞는 중장기 자산관리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한카드도 마이데이터를 자체 모바일 자산관리서비스 '마이리포트' 기능 개선에 활용하기로 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마이데이터가 도입되면 모바일플랫폼 이용자를 늘리고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수익모델 구축방안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은 28개 금융기관 및 핀테크기업이 대부분 비슷한 형태의 자산관리서비스 운영계획을 세우고 있어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는 차별화가 절실하다.
금융권의 마이데이터 기반 서비스 경쟁은 고객에게 얼마나 정확하고 유용한 자산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런 분석결과를 활용할 수 있는 효과적 사업모델을 구축하는지에 달려 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는 그동안 마이데이터 도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모바일앱을 자산관리서비스 중심으로 일찌감치 개편한 성과를 봐 경쟁사보다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은행 마이자산서비스 이용자는 2019년 10월 출시된 뒤 현재 475만 명을 넘었고 신한카드 자산관리서비스인 마이리포트 이용자는 2020년 3월 출시된 뒤 6개월만에 200만 명을 넘었다.
앞으로 마이데이터사업 허가를 받은 금융회사와 핀테크기업들이 추격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확실한 대응 전략을 꺼내들어야만 한다.
신한금융지주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데이터사업을 전담하는 그룹 차원 조직인 빅데이터부문을 신설하면서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데이터사업 전략 수립과 사업모델 발굴, 기술 개발 등을 계열사별로 추진하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그룹 차원 협업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마이데이터유닛장과 신한금융지주 빅데이터부문장을 겸임하게 된 김혜주 상무가 두 계열사의 데이터사업 협업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외부 인재로 영입한 김혜주 상무는 SK텔레콤과 삼성전자, KT 등에서 데이터분석 분야를 담당한 전문가로 마이데이터 이론과 실무에 모두 정통한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 김혜주 신한은행 마이데이터유닛장 겸 신한금융지주 빅데이터부문장 상무. |
신한금융이 올해부터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등 계열사의 마이데이터사업 허가에 맞춰 본격적으로 사업진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외부 인재를 수혈해 강력한 권한을 실어준 셈이다.
신한생명과 신한금융투자 등 다른 계열사도 금융위에 마이데이터사업 허가 신청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신한금융그룹 차원의 데이터 협업체계는 갈수록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는 다양한 산업 분야의 데이터를 확보해 분석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마이데이터사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외부 기업과 협업을 확대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현재까지 네이버와 넥슨, CJ올리브네트웍스, LG유플러스 등 기업과 데이터 협력을 맺었고 신한카드는 SK텔레콤, 우버, 홈플러스 등에 손을 잡고 데이터 및 관련기술 공유를 추진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유통 및 통신 등 다양한 이종산업 기업들과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고객생활과 밀접한 여러 데이터를 확보하고 제공하는 서비스범위를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