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산업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기업이다.”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가 기업공개(IPO) 당시 했던 말이다.
방 대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네이버 YG엔터테인먼트와 ‘삼각동맹’을 통해 이 말을 입증해 가고 있다. 팬덤과 관련된 모든 사업을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사업생태계 안에서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28일 콘텐츠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방 대표는 줄곧 강조해 왔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생태계’를 만들어갈 수단으로서 팬덤사업 플랫폼의 몸집을 키우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생태계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레이블과 사업체, 팬덤을 연결하는 무한 선순환이 이뤄지는 사업구조를 말한다.
방 대표가 2020년 회사설명회에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연결(커넥트)’에 집중해 레이블과 사업 모두에서 진화한 답을 찾겠다”고 말한 대목도 플랫폼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네이버 YG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팬덤사업 플랫폼을 키우기로 하면서 방 대표도 생태계를 더욱 강하게 밀고 나갈 발판을 마련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는 팬덤사업 플랫폼을 합치기로 했다. 이로써 단순 합산 기준으로 월 순사용자 수 3500만 명에 이르는 거대한 팬덤사업 플랫폼이 탄생한다.
네이버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전체 4100억 원을 지분투자하기로 하면서 향후 팬덤사업 플랫폼에 사용할 자금여력도 매우 커졌다.
걸그룹 블랙핑크를 비롯한 빅뱅, 위너, 아이콘, 트레저 등 YG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도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팬덤사업 플랫폼에 합류한다.
블랙핑크는 방탄소년단(BTS) 다음으로 큰 글로벌 팬덤을 보유했고 트레저 등도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 이들이 합류하면 팬덤사업 플랫폼의 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팬덤사업 플랫폼에 사람이 몰릴수록 해외 아티스트들이 참여할 확률도 높아진다. 방 의장이 꿈꾸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한 걸음 더욱 가까워지는 셈이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의 팬덤사업 플랫폼에 YG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들이 합류한다면 글로벌시장 최강자가 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해외 아티스트도 자연스럽게 참여하면서 팬덤사업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방 대표는 팬덤사업 플랫폼에 모인 K팝 팬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실험할 수 있는 토대를 얻게 된다.
SM엔터테인먼트 ‘리슨’ 등 다른 팬덤 관련 플랫폼은 그동안 아티스트와 팬덤의 소통에 주로 집중해 왔다.
반면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팬덤사업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유료 콘서트 동영상 스트리밍과 ‘위버스샵’을 연계한 상품 판매 등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팬덤사업 플랫폼 규모가 글로벌하게 커진다면 네이버의 기술력과 팬덤의 막대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와 사업모델을 선보이는 것도 손쉬워지게 된다.
신인 아티스트의 홍보창구로도 의미가 커진다. 팬덤을 아티스트 지식재산(IP) 기반의 게임 등 다른 서비스로 유도할 수도 있다.
방 대표가 “고객경험을 혁신하는 ‘가치사슬’을 확장하고 그 위에 고객 생태계를 구축해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대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팬덤사업 플랫폼으로 K팝이 통합되는 일이 가속화될 것이고 이것이 1단계 전환점이다”며 “글로벌 뮤직 레이블과 협력 및 지식재산 인수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네이버 등과 앞으로 팬덤사업 플랫폼분야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해 글로벌시장에서 독보적 위치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