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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2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뉴시스> |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KDB대우증권의 인수합병을 통해 미래에셋금융을 ‘금융의 삼성전자’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놓았다.
박 회장은 2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을 통해 한국 금융산업과 자본시장의 DNA를 바꾸고 싶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통합 증권사의 장기적인 목표로 삼성전자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하는 투자금융회사를 제시했다.
박 회장은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해 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로 삼성전자 같은 금융회사를 만들 수 없다”며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처럼 금융회사 리더들도 불가능한 상상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상을 재무적으로 뒷받침하면서 열정으로 도전해야 금융산업에서도 삼성전자와 같은 회사를 만들 수 있다”며 “구체적인 데이터는 시간이 흐른 뒤 좀 더 큰 꿈을 꾸게 되었을 때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을 통해 ‘1 더하기 1은 3 이상’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 등 자산관리(WM)와 부동산 등 해외자산 대체투자에 강한 대신 투자금융과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에 약하다. 미래에셋증권이 투자금융과 브로커리지에 강점을 보유한 대우증권을 통합해 막대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은 궁합이 잘 맞는 회사로 서로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꿀 수 있다”며 “대우증권의 브로커리지 인력과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인프라를 합쳐 외국 증시를 대상으로 한 주식위탁매매를 하는 등 더욱 큰 그림을 그리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산은자산운용을 헤지펀드 전문 자산운용사로 운영하기로 했다. 산은자산운용은 대우증권과 패키지로 매각된다.
그는 “산은자산운용을 한국의 대표적인 헤지펀드 운용회사로 만들겠다”며 “산은자산운용에서 보유한 채권 분야의 강점을 살리면서 중간 위험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향후 해외 인수합병 등으로 미래에셋금융의 규모를 확대할 계획도 내놓았다. 그러나 은행업에는 손을 대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도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에서 해외 회사들을 상대로 인수합병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미래에셋금융을 투자전문회사로 만들려고 하는 만큼 은행의 대주주로 참여할 일은 사실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에 따른 미래에셋금융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 개정안은 캐피탈사의 계열출자 총액을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래에셋금융의 지주회사 격인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증권 지분 38%와 미래에셋생명 지분 19%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에서 소유한 자회사 지분가치는 미래에셋캐피탈 자기자본의 15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금융은 해외 인수합병을 위해 자기자본을 비축해 왔지만 법이 바뀐다면 따를 것”이라며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바람직한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