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독일 BMW와 일본 파나소닉 등과 협력해 차량용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 ‘시리’와 같은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개발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뿐 아니라 사물인터넷과 VR(가상현실기기) 등 신사업에서도 경쟁력 확보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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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28일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BMW가 삼성전자와 일본 파나소닉과 협력해 차량에 적용 가능한 지능형 음성 비서 서비스 개발에 공동으로 나섰다.
이들은 음성인식과 인공지능기술 전문업체인 뉘앙스와 협력해 국가별로 다른 언어와 억양의 명령을 더 잘 알아듣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음성인식 서비스가 사용자의 일상적인 대화와 명령을 구분하는 기능과 인공지능 학습능력을 갖춰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성능을 개선하도록 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포브스는 음성인식 기술이 이미 여러 분야에서 상용화된 만큼 이제는 서비스의 사용자경험을 개선하는 소프트웨어 경쟁의 단계에 올라와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이미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시리’를 차량에 적용한 ‘카플레이’를 내놓고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구글 역시 카플레이와 비슷한 ‘안드로이드 오토’를 내놓고 협력사를 늘리고 있다.
포브스는 삼성전자가 음성인식 서비스 기술개발에 뒤늦게 뛰어든 이유가 차량용으로 개발한 이 기술을 다른 신사업에도 적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예상했다.
뉘앙스가 개발한 음성인식 기술은 원래 자동차가 아니라 소비자용 전자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이다.
포브스는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는 향후 성장할 사물인터넷기기 시장과 VR기기, 웨어러블기기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사물인터넷 브랜드 ‘스마트싱즈’와 ‘기어VR’ 등의 신제품을 공개하며 신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외신들은 최근 삼성전자가 차기 스마트폰 ‘갤럭시S7’에도 발전된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를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의 분야를 점차 넓혀 결국 애플의 시리와 경쟁하기 위한 음성인식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제품들을 하나의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플랫폼으로 연결할 경우 생태계를 강화해 삼성전자 브랜드 제품 판매를 늘릴 수 있고 사용자 편의성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포브스는 “음성인식 서비스는 하나의 ‘언어’로 작동해 같은 언어를 쓰는 기기들의 동작 기반을 확충할 수 있다”며 “향후 미래 사업 확대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애플은 이미 시리를 아이폰과 애플워치, 애플TV, 사물인터넷 ‘홈킷’ 등에 적용하며 음성인식 서비스 기반의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음성인식 서비스 개발에 후발주자로 나섰지만 BMW와 파나소닉이라는 큰 지원군을 만나 기술력 성장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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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한 BMW 전기차 'i3'. |
삼성전자가 BMW와 기술개발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삼성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의 확대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장부품사업은 차량 부품사와 고객사의 협력과 신뢰가 중요한 만큼 대형 고객사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자동차 관련 사업에서 BMW와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를 BMW의 i3 등 전기차 제품에 공급하고 있다. BMW는 삼성전자의 태블릿PC ‘갤럭시탭’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적용하는가 하면 기어VR을 제품 홍보에 활용하기도 했다.
기술전문매체 인버스는 “삼성전자와 BMW의 기술개발 협력은 여러 측면에서 기대되는 일”이라며 “향후 BMW의 자율자동차를 공동으로 개발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