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의 항공기가 안전사고를 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안전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24일 제주항공 국내선 노선은 하루종일 최대 1시간 이상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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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김포에서 제주로 향하던 제주항공 항공기의 기내 압력을 조절하는 장치가 고장나 일부 승객이 호흡곤란과 고막 통증 등의 증상을 호소하고 산소마스크가 떨어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
제주항공 항공기가 여압장치(기내 압력조절장치)에서 고장이 일어나면서 국토교통부의 조사와 정비 지연 등 여파가 미친 것이다.
23일 새벽 김포를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제주항공 항공기의 여압장치가 고장나 비행고도를 1만 피트(3000m) 급강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들은 20분 넘게 공포에 떨었다.
국토교통부는 여압장치 고장 등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저비용항공사의 안전논란은 해묵은 문제다.
저비용항공사들이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면 결국 비용을 줄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안전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저비용항공사가 대형항공사에 비해 오래된 기종을 많이 보유한 것도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저비용항공사들은 대부분 리스를 통해 중고 항공기를 들여오기 때문에 대형항공사에 비해 항공기 평균 기령이 높은 편이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1월 기준 제주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21대의 평균 나이는 11.1년에 이른다.
에어부산 항공기의 평균나이는 14.5년이다. 이스타항공의 항공기 평균 나이는 13.7년,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항공기의 평균 나이는 각각 11.2년과 10년이다.
저비용항공사들이 적은 항공기 대수로 수익을 내기 위해 운항횟수를 늘리면서 항공기의 노후화가 빨리 진행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비시설 미비와 인력부족도 문제로 꼽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각각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 진에어와 에어부산을 제외한 나머지 저비용항공사는 정비인원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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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용찬 제주항공 부회장. |
또 ‘중정비’라 불리는 유지보수를 받으려면 해외로 나가야 한다. 기체나 엔진 관련 부품이나 중대한 결함 등을 대부분 해외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문제가 생길 경우 신속하게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항공기의 기령은 안전에서 최우선되는 요소가 아니라고 말한다.
새 비행기보다는 오히려 4~5년 운항하여 안전성이 완전히 검증된 비행기가 더 좋다는 것이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항공기는 2008년 4월 제작됐다.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불안이 과장됐다는 의견도 있다. 비슷한 사고가 발생해도 저비용항공사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소비자들이 더욱 심각하고 위험하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저비용항공사는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모두 5곳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인명사고를 낸 적이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