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1야당 국민의힘이 주도권을 지니고 야권 승리를 위한 게임 메이커가 되어 달라”며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후보 경선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 주면 조건없이 야권 단일화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그는 “느닷없는 제1야당의 입당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웠고 그게 마치 단일화를 거부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도 경계해야 했다”며 “공당 대표에게 소속 정당을 나와 입당하라는 것은 무리한 얘기”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에게 입당해 후보 단일화에 참여하라고 압박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이른바 ‘개방형 원샷 경선’을 역으로 제안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안 대표의 이런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당장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정적 태도를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안 대표 제안을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 질문에 “안 대표가 제의했다고 무조건 수용할 수는 없다”며 “우리 당 후보가 확정된 뒤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도 국민의힘이 그의 제안을 수용할 것이라 크게 기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 국민의힘 안에서 경선이 본격화하는 마당에 그를 포함한 모든 예비후보가 한 번에 경선을 치르자는 제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애초부터 낮았다.
안 대표의 이날 제안은 보수야권 후보 단일화를 노력하고 있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우세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 등의 출마 선언으로 국민의힘 내부 경선에 쏠린 여론의 관심을 다시 그에게 끌어오기 위한 계산이 작용했다는 얘기도 있다.
현재 안 대표가 여야를 통틀어 가장 높은 서울시장 적합도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선거전이 막판으로 접어들수록 지지율이 거대 양당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안 대표는 2017년 대통령선거와 2018년 서울시장선거에 출마해 선거전 초반에 높았던 지지율이 막판으로 갈수록 급격히 위축된 사례를 몸소 경험한 적이 있다.
당장의 높은 지지세를 이어가는 게 안 대표에게 더 없이 중요한 과제다.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방역시장’ 이미지를 구축해 경쟁자들과 차별화를 꾀할 것이란 시선도 나온다.
백신이 보급되더라도 코로나19 사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은 만큼 코로나19 방역은 다음 서울시장의 가장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의사 자격이 있는 안 대표는 지난해 4월 총선을 대구에 내려가 코로나19 의료 봉사를 하며 효과를 본 경험이 있다. 당시 안 대표가 의사 가운을 입고 의료 봉사를 하며 땀을 흘리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며 대선주자 지지율이 크게 올랐다.
실제 안 대표는 최근 다시 직접 의료봉사에 나서는 등 방역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15일 오전 서울시청 앞 선별진료소에서 의료봉사를 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안보라는 개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인데 그런 차원에서 방역도 안보에 속한다는 게 내 생각”이라며 “가장 빠른 시간 안에 효능 좋은 백신들을 확보하기 위해 열심히 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18일 대한의사협회와 간담회를 열어 “백신과 관련한 제대로 된 정보공개가 필요하다”며 “접종순서를 포함해 재원에 관한 문제까지 국민에게 알리고 전문가들과 협의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이 주먹구구식이어서 과학적이지 않다”며 “의료 전문가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서울시에서 모범을 보이면 모든 지자체에서 그것을 도입하고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