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플랫폼과 게임업종 기업들이 정치권의 이익공유제 논의에 부담을 안게 됐다.
이런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흐름을 타고 실적 호조를 보였는데 이렇게 얻은 이익을 나눠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4일 코로나19 이익공유제 실현 현장방문을 위해 서울 영등포 지하상가 네이처컬렉션을 찾아 온라인몰에서 사전구매한 상품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19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한 IT플랫폼기업들은 이익공유제가 어떤 형태든 윤곽을 보이면 참여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거둔 기업으로 꼽히는 만큼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익공유제는 코로나19와 관련해 호황을 누린 계층이 저소득층과 이익을 나눠야 한다는 개념을 뼈대로 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이익공유제를 꺼내들면서 민주당을 중심으로 제도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돈을 버는 기업들이 출연을 해서 기금을 만들어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도울 수 있다면 대단히 좋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2020년 3분기에 분기별 역대 최대 매출을 나란히 경신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전자상거래와 콘텐츠 소비가 급증한 덕을 봤다.
이에 힘입어 네이버는 2020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카카오도 역대 처음으로 영업이익 4천억 원대를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쿠팡도 전자상거래 급증세의 대표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앱분석기업 와이즈앱에 따르면 쿠팡 결제금액은 2020년 기준 21조7485억 원으로 추정됐다. 2019년보다 41% 많은 수준이다.
쿠팡은 결제 증가를 바탕으로 2020년에 매출 11조 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추세가 지속되면 이르면 2021년에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2020년 7월까지 매출 4523억 원을 올리면서 2019년 매출 4906억 원을 거의 따라잡았다.
2020년 배달앱시장이 거래액 기준 11조6천억 원 규모로 추정되면서 2019년 7조 원의 1.5배 이상 커졌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은 배달앱시장 점유율 78%를 차지하고 있다.
게임사들도 코로나19로 실적이 늘었다. 실내활동이 늘면서 게임 이용량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넥슨은 게임사 최초로 2020년 연간 매출 3조 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도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산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익공유제를 시행하면 캠페인 방식으로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IT플랫폼과 게임업계 안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사 관계자는 “이익공유제가 시행된다면 IT플랫폼과 게임업계에선 국내 기업만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IT업계에선 이전부터 역차별 문제가 제기돼 왔는데 이익공유제를 놓고 같은 논란이 재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