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향후 투자금융(IB) 역량을 입증하고 노조를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한다면 시너지를 통한 수익성 증가와 늘어난 자본력을 활용한 투자금융 역량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
|
▲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
투자금융은 기업공개(IPO), 인수금융, 채권운용 등 대규모 자본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다. 투자금융회사는 자기자본을 많이 보유할수록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합병한다면 자기자본이 7조8587억 원으로 증가한다. 미래에셋증권은 늘어난 자기자본을 활용해 투자금융(IB) 사업을 크게 강화할 방침을 세웠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22일 “대우증권을 인수하게 된다면 글로벌 투자금융회사처럼 자기자본 투자를 확대하겠다”며 “해외 인수합병 거래에서 직접 지분을 인수하는 등 상상 이상으로 사업영역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투자금융 수행능력도 대우증권 인수로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투자금융 부문의 전통적인 강자로 평가된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통합에 이어 올해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도 주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기업문화가 크게 달라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는 것도 미래에셋증권의 과제로 꼽힌다.
전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해야 한다”며 “인수합병에 성공한다 해도 두 회사의 임직원들이 화학적 결합을 이뤄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노조는 미래에셋증권이 회사를 인수할 경우 전면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이자용 대우증권 노조위원장은 “미래에셋증권이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인수자금을 조달해 상환 부담을 대우증권으로 떠넘길 수 있다”며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은 둘 다 대형 증권사인 데다 사업영역도 일부 겹쳐 구조조정을 실시할 가능성도 크다”고 주장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보인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대우증권 매각 본입찰에서 KDB산업은행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완전 고용승계를 제1원칙으로 명시했다”며 “대우증권 직원을 대상으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