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통신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인공지능 로봇사업은 아직까지 자체적으로 큰 매출을 낼 수 있는 영역은 아니지만 5G,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기술과 결합해 통신기업의 매출 확대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가령 스마트팩토리 등에 들어가는 산업용 인공지능 로봇도 5G네트워크의 속도와 연결성을 비롯해 네트워크 보안성 등이 결합돼야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구 사장이 인공지능 로봇을 KT가 도전해야 할 대표적 신사업으로 꼽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구 사장은 시장이 포화상태인 통신사업에서 벗어나 인공지능 등 첨단 ICT기술을 앞세워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는데 인공지능 로봇사업은 KT의 다양한 기존 사업분야, 기술영역에 결합해 확장이 가능하다.
KT는 기업 전용 5G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산업용 인공지능 로봇을 비롯해 방역로봇, 서빙로봇, 호텔서비스로봇 등을 개발해 산업현장에 도입하고 있다.
올해는 어린이와 노인 등을 대상으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려로봇 사업화에도 나선다. 인공지능 로봇사업의 영역을 5G B2B(기업과 기업 사이 거래)에서 B2C(기업과 고객 사이 거래) 서비스로 넓혀가려는 셈이다.
KT의 반려로봇 개발은 구 사장이 새롭게 신설한 조직인 ‘AI로봇사업단’에서 진행하고 있다.
구 사장은 2020년 10월 인공지능 로봇사업 전담조직인 AI로봇사업단을 만들어 인공지능·디지털혁신(AI/DX)융합사업부문의 커넥티드카 관련 부서, 인공지능·빅데이터 부서, 플랫폼사업부서 등에서 각자 추진하던 로봇사업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했다.
KT 로봇사업단은 현재 개발팀과 기획팀을 포함해 4개 부서로 나눠져 각 팀마다 인력 10여 명이 소속해 있다.
KT는 2020년 2월 출범한 인공지능분야 산학연협의체 ‘AI원팀’에서도 로봇사업 관련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KT의 AI원팀에는 현대중공업그룹, LG전자 등 국내 로봇사업의 선두주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AI로봇사업단과 AI원팀 본부에서 인공지능 로봇 개발과 기능 고도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KT가 ‘ABC(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 영역을 미래 성장사업으로 보고 5G통신시대에 더 큰 부가가치를 결합하는 사업을 발굴하고 있는데 인공지능 로봇사업은 그런 점에서 여러 시너지를 유발할 수 있어 신사업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로봇은 시장 자체의 전망도 좋다.
아직은 인공지능 로봇산업 자체가 시작 단계에 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사회로 변화, 4차산업혁명 촉진 등으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글로벌 인공지능 로봇시장 규모는 2019년 약 37조 원에서 2024년 약 14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 사장은 2020년 KT 대표에 오르면서부터 인공지능 로봇사업을 새로운 먹거리사업으로 점찍었다. 취임 뒤 첫 전략적 투자도 로봇분야였다.
KT는 2020년 6월 500억 원을 들여 현대중공업지주의 로봇 자회사 현대로보틱스 지분 10%를 확보하고 인공지능 로봇 공동개발을 위한 사업협력 계약을 맺었다. 현대로보틱스는 국내 산업용 로봇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KT는 2021년을 인공지능 로봇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는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놓고 있다.
구 사장은 4일 ‘KT 라이브 랜선 신년식’에서 “2021년은 완벽히 차별화한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기술 강점을 경쟁력으로 삼아 로봇, 미디어콘텐츠, 바이오 헬스케어 등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올해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KT그룹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