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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기술패권 경쟁은 상수, 기업 위기와 기회 분기점 앞에 서다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0-12-31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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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은 기업에게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영향은 새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위기의 강을 건너 포스트 코로나19를 준비하는 기업들에게는 기회의 문이 활짝 열리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큰 어려움에 놓일 수 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등장도 북한과 미국 관계, 미국과 중국 관계의 변화를 예고한다. 세계 경제질서도 급변할 수 있다.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대통령선거 국면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기업에게 불확실성도 커지게 된다.

2021년을 움직일 변수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대응을 미리 짚어 본다. <편집자주>

1. 대선 바이든 친환경 그리고 기업 
2. 새틀짜기
3. 그린뉴딜
4. 상생경영
5. 디지털 전환  

정보기술(IT)기업들이 미국과 중국의 경제갈등을 상수로 놓고 새해 경영을 시작한다.
 
미국 중국 기술패권 경쟁은 상수, 기업 위기와 기회 분기점 앞에 서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2021년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더라도 미국과 중국이 기술패권을 두고 대립과 갈등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31일 증권업계와 재계 관계자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 강경론을 이어가며 중국과 대결구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8일 미국 델라웨어주 월밍턴에서 한 연설에서 “중국 정부가 무역 악폐와 기술, 인권에 책임을 지게 하면서 중국과 경쟁하는 가운데 생각이 비슷한 파트너, 동맹과 연합을 구축할 때 우리의 입지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국제경제에서 거의 25%를 차지하고 있으나 민주적 파트너들과 함께라면 경제적 지렛대는 갑절 이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강경기조를 이어가면서 동맹국들과 공조체제를 더 강화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무역정책은 트럼프처럼 관세전쟁이나 특정 기업에 대한 직접규제 방식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며 "서방동맹과의 연대를 통해 중국의 근본적 문제인 지적재산권 및 보조금 등 불공정 교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록 미국 중국 갈등이 트럼프 대통령 때처럼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낮지만 기술패권을 둘러싼 두 강대국의 경쟁은 더 치열하게 펼쳐질 수 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이 재발해 격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기술패권 전쟁은 장기화할 개연성이 높다”며 “인공지능(AI), 5G(5세대)통신 리더십의 핵심 요체인 반도체를 둘러싼 힘겨루기에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 미중 갈등 국면에서 새로운 기회 가능성

반도체를 비롯한 IT업계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어디로 향할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기업들은 과거 화웨이 제재 국면에서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중단하게 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에 부닥친 적이 있다. 이미 화웨이에 이어 중국의 파운드리기업 SMIC도 미국의 제재대상에 추가돼 있다.

다만 미중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도 있다. 이를테면 SMIC는 세계 5위 파운드리기업인데 미국의 제재에 따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기존 SMIC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을 일부 차지할 수도 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미중 갈등 국면에서 한국 기업 가운데 메모리 대형기업, 소재기업, 비메모리 파운드리나 후공정기업 등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봤다.

5G통신 관련 산업도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직접적 영향권 안에 들어있다. 미국이나 중국 양쪽 모두 5G통신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늘릴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미국의 5G통신 투자 확대는 삼성전자가 통신장비사업에서 실적을 늘릴 수 있는 기회이다. 현재 미국의 통신사들은 이미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등 3개 기업을 선정해 통신장비를 공급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시장에서 통신장비 공급을 늘리면 삼성전자에 장비와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도 연쇄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노키아를 고객사로 둔 케이엠더블유, 오이솔루션, RFHIC, 에릭슨에 납품하는 에이스테크, 케이엠더블유 등도 실적에 탄력을 받는다.

중국 5G통신시장에서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 통신장비와 단말기 분야는 현재 중국시장이 세계에서 제일 크다.

희망의 청신호만 켜진 건 아니다. 중국의 5G통신시장은 미중 갈등이 커다란 변수로 남아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갈등의 최대 피해자인 화웨이를 향한 제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파악했다.

◆ 불확실성 켜져 독자 기술 개발 등 대비 필요

2021년에도 미국 중국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국 기업들이 독자적 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강하게 나온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5G통신, 인공지능, 로봇, 양자컴퓨터 등 4차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첨단기술에 투자할수록 경제력과 군사력이 함께 증대되기 때문에 미국이 중국의 기술 부상에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고 봤다.

연 부연구위원은 “자칫 한국이 미국과 중국이란 고래 사이에 어느 편에도 서지 못하는 고립무원에 빠질 수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독자적 기술역량 강화를 꾀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 남북 경협 기업은 당분간 관망세

바이든 대통령시대에 미국의 북한 외교는 중국 외교와 비교해 우선순위에서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북 경제협력을 준비하는 기업들로서는 트럼프 대통령 때처럼 ‘깜짝 이벤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접근방식은 트럼프 대통령 때 ‘톱다운’ 방식과 달리 실무회담을 통해 구체적 협의가 만들어진 뒤 정상 합의가 이뤄지는 ‘버텀업’ 방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 때보다 대북정책이 다소 강경한 기조로 돌아설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엘리베이터 등 남북경협기업들은 트럼프 낙선으로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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