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2020-12-30 17: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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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증시의 주역으로 떠오른 개인투자자들이 국내주식뿐 아니라 해외주식 투자에도 적극 나서면서 이른바 '서학개미'가 급증했다.
2021년에도 경기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해외주식 투자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29일 기준으로 올해 해외주식을 사고 판 결제대금은 1933억8358만 달러(약 210조 원)로 집계됐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29일 기준으로 올해 해외주식을 사고 판 결제대금은 1933억8358만 달러(약 210조 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결제금액인 409억8539만 달러(약 44조5천억 원)와 비교해 371.8% 증가한 수치다.
해외주식 순매수액은 194억5670만 달러(약 21조 원)로 지난해 25억1111만 달러(약 2조7천억 원)보다 무려 7배 이상 급증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개인의 위험금융자산 투자방식은 직접투자 중심으로 변화했다”며 “또 국내주식 일변도에서 해외주식으로 투자대상을 확대해 나갔다”고 파악했다.
특히 미국주식 투자가 크게 늘었다.
해외주식 보관금액은 462억 달러로 지난해 말 145억 달러와 비교해 317억 달러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미국주식 증가액이 281억 달러였다.
해외주식 보관금액에서 미국주식 비중은 79%로 지난해 말(58%)보다 20%포인트 이상 늘었다.
투자종목도 미국 기업이 가장 많았다.
종목별 해외주식 보관잔액을 살펴보면 테슬라가 74억 달러(약 8조 원)로 1위에 올랐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에만 696% 증가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애플(30억 달러)과 아마존(21억 달러), 엔비디아(12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11억 달러) 등 미국의 대형 정보기술(IT)기업들이 그 뒤를 이었다.
해외주식 보관잔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7위(중국 항서제약)과 10위(일본 넥슨)을 제외한 8개 기업이 모두 미국 기업이었다. 지난해 말 상위 10개 종목에서 미국 기업은 4개에 그쳤다.
해외주식 투자열기는 2021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이 타결됐고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이뤄지면서 글로벌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은 지역적 자산배분의 필요성을 인지하게 되었기 때문에 해외주식 거래가 단기적 유행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특히 미국주식의 장기적 성과가 투자자들을 자극한 측면도 크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주식 기대감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뉴욕증시 단기조정 가능성, 환율 추가 하락에 따른 환손실, 빅테크 기업들과 관련해 미국의 반독점 규제 강화 등을 고려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수석전략가는 “별다른 이유 없이도 상승장 추세가 오래 지속됐다는 이유로 대량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며 “뉴욕증시가 향후 몇 달 안에 최소 10% 이상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상승장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재정·통화 확대정책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로 안전자산인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강재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달러지수가 2021년에 추가 하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미국주식에 투자할 때 환율을 주의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