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재 우리자산신탁 대표이사가 리츠사업 진출을 통해 우리금융그룹과 시너지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올해 우리금융그룹 편입효과를 바탕으로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수주를 늘려왔는데 2021년 리츠로 사업 확대에 나서며 다시 한번 성장의 고삐를 죈다.
27일 우리자산신탁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안에 리츠상품을 개발해 영업활동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에 투자해 수익을 배당하는 투자신탁 상품으로 자산신탁업계에 수익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리츠 자산규모는 2009년 6조9천억 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8월 말 기준 56조2천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리츠상품도 2019년 말 기준 248개에서 올해 12월 278개로 12% 이상 늘었다.
이 대표도 취임 이후 사업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리츠자산관리회사(AMC) 인가에 공을 들여왔다.
우리자산신탁은 9일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자산관리회사 예비인가를 얻어 본인가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이 대표는 내년 리츠 사업을 시작하며 자금 조달력과 함께 리츠 흥행요건인 판매망 측면에서도 우리금융그룹 편입 시너지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우리은행과 우리종합금융에 더해 최근 아주캐피탈을 인수하며 자금 조달력과 판매망이 더 강화된 만큼 다양한 분야의 리츠상품 출시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주택정비사업과 관련한 리츠상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주택정비사업은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분야로 꼽혀 우리자산신탁이 계열사를 적극 활용하면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우리자산신탁은 사업 초반 안정성이 높은 재간접 리츠를 출시할 것으로 보여 우리금융그룹 내 자산운용사와 시너지도 기대된다. 재간접 리츠는 펀드와 리츠를 교차운용하는 상품으로 수익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리스크 분산효과가 높다.
또 우리금융그룹 편입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수주에도 속도를 낸다.
우리자산신탁은 우리금융그룹 편입 이전인 국제자산신탁 시절 수익률이 높지 않은 관리형 토지신탁과 담보신탁을 중점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수익 확보를 위해 우리금융그룹 편입에 따른 우리자산신탁의 대외 신뢰도 상승을 바탕으로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은 시공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부동산신탁사가 의무를 부담하는 상품으로 리스크 부담을 안는 만큼 관리형 신탁보다 수수료 수익이 1%가량 높다.
우리자산신탁은 2018년 불과 2건의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을 수주했다. 이 대표가 취임한 2019년 7건 수주를 시작으로 올해는 3분기 기준 28건으로 수주건수를 크게 늘렸다.
우리자산신탁의 이런 성과는 우리금융그룹 내 비은행 수익 기여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 우리자산신탁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순이익 272억 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은 수익이 한 번에 인식되지 않고 사업 진행에 따라 순차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는 만큼 실제 순이익 증가폭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자산신탁 관계자는 "올해는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해 책임준공형 수주에 공을 들였다"며 "2021년에는 리츠사업 진출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