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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마이크론 낸드플래시 공세, 이정배 삼성전자 방어 강화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0-12-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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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메모리반도체기업들이 삼성전자와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차세대 낸드플래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정배 신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은 앞선 기술력과 대규모 시설투자를 바탕으로 메모리반도체사업에서 우위 지키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낸드플래시 공세, 이정배 삼성전자 방어 강화
▲ 이정배 삼성저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2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이정배 사장이 정식으로 메모리사업부장을 맡는 내년부터 삼성전자와 다른 메모리반도체기업들의 낸드플래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플래시는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에 사용되는 메모리반도체다. 

최근 스마트폰, 서버, 게임용 콘솔 등에서 SSD와 같은 낸드플래시 기반 저장매체 채택이 확대되면서 낸드플래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낸드플래시사업의 성패는 기본 저장단위 ‘셀’의 집적도에 크게 좌우된다. 셀을 많이 집적할수록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데이터 저장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원가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셀 집적도를 개선하기 위해 셀을 수직으로 쌓는 수직 적층(3D) 낸드플래시가 주류가 되고 있어 어느 기업이 더 적층 단수가 높은 낸드플래시를 구현하는지를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마이크론은 11월, SK하이닉스는 12월 잇따라 176단 낸드플래시 개발을 발표했다. 이는 지금까지 개발된 낸드플래시 가운데 최고층 제품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128단 낸드플래시의 후속제품을 아직 내놓지 않아 언뜻 메모리반도체 초격차 싸움에서 한발 뒤처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먼저 176단 낸드플래시를 공개했다고 해서 삼성전자보다 앞섰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정배 사장은 경쟁사들의 제품보다 생산성이 뛰어난 176단 낸드플래시를 2021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전망은 삼성전자와 다른 메모리반도체기업 사이 낸드플래시 적층 기술력의 차이에 비롯됐다.

낸드플래시를 쌓는 과정에서는 각 층 사이를 연결하기 위해 나노미터(nm) 단위의 미세한 구멍을 빽빽이 뚫는 일이 필요하다. 적층 단수가 높아질수록 구멍을 뚫는 공정의 난도가 높아진다.

이에 따라 낮은 단수에서는 구멍을 한 번에 뚫는 ‘싱글스택’, 높은 단수에서는 두 번으로 나눠 뚫는 ‘더블스택’ 기술이 적용된다. 

싱글스택은 공정이 두 번으로 나뉘는 더블스택보다 생산비용이 저렴하지만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더 어렵다.

삼성전자는 128단 낸드플래시까지 싱글스택 방식을 적용한 반면 SK하이닉스는 72단, 마이크론은 64단부터 낸드플래시부터 더블스택을 채택했다. 

삼성전자만이 100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비용이 저렴하고 생산효율이 좋은 싱글스택으로 생산한 경험을 보유한 것이다.

삼성전자도 176단 낸드플래시부터는 마이크론이나 SK하이닉스와 같이 더블스택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지만 수율(생산품 대비 양품 비율) 확보 등에서 경쟁사와 비교해 우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또 삼성전자는 같은 적층 단수에서도 다른 경쟁기업보다 낮은 높이를 구현해 생산비용을 절감하는 데도 이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낸드플래시는 단일 스택의 높이가 낮을수록 원가 경쟁력에서 유리하다”며 “삼성전자 낸드플래시의 단일 스택 높이는 경쟁사 대비 최소 15% 낮으며 3위 4위 경쟁사와는 각각 20%, 30% 이상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176단 낸드플래시부터 더블스택을 도입해 2022년 하반기 220단 제품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후발주자는 200단부터 트리플스택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낸드플래시 공세, 이정배 삼성전자 방어 강화
▲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76단 4D 낸드 기반 512Gb TLC. < SK하이닉스 >

이정배 사장은 낸드플래시 생산 확대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2021년 115억 달러를 낸드플래시 시설투자에 집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 97억 달러보다 18.6% 증가하는 것이다. 

반면 일본 키옥시아는 50억 달러,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38억 달러 수준의 투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시설투자에 공격적인 데 비해 나머지 업체들은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생산규모도 내년부터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생산량은 웨이퍼 기준 2020년 624만 장에서 2021년 702만 장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2위와 3위기업 생산량을 합친 것보다 20%가량 더 많은 수준이다.

이정배 사장체제에서도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분야의 1인자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시장 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세계 낸드시장에서 31.4%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키옥시아(17.2%), 미국 웨스턴디지털(15.5%), SK하이닉스(11.7%), 마이크론(11.5%), 인텔(11.5%) 등과 비교해 격차가 컸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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