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쌍용건설에 따르면 2000년 이후 20년 동안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해오면서 건설사 가운데 시공경험이 가장 풍부한 점을 앞세워 리모델링 수주를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쌍용건설은 국내 최초 2개층 수직증축을 비롯해 2개층 지하주차장 신설, 지상·지하층 동시수행공법, 진도 6.5~7.0까지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리모델링사업 경험이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 대단지,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리모델링 수주에 집중하겠다"며 "2021년부터 관련 인력을 늘리고 공격적으로 리모델링사업 수주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신공법을 개발하고 전담 엔지니어를 육성해 리모델링 관련 기술력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와 함께 단독수주만을 고집하지 않고 다른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통해 리모델링사업을 수주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건설이 리모델링사업을 강화하는 데는 시장 전망이 밝은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파악된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원은 9월 내놓은 '건축물 리모델링시장의 전망과 정책 과제'에서 "2018년 기준 전체 아파트 가운데 40% 정도가 20년 이상 된 단지"라며 "1980∼1990년대에 집중적으로 건설된 아파트들이 준공 30년이 넘어가면서 리모델링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봤다.
재건축이 리모델링보다는 자산가치를 높이는데 유리하지만 인허가 절차가 복잡하고 사업기간이 길어 대안으로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단지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에서는 1기 신도시를 비롯해 리모델링 대상 단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경기도 용인시에서는 리모델링사업 조건을 충족하는 아파트단지가 2020년 10월 말 기준 294개 단지에서 2025년 437개 단지까지 50%가량 늘어날 것으로 파악된다.
리모델링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쌍용건설이 리모델링사업의 역량 강화에 나선 이유로 보인다.
최근 대형건설사들은 재건축이나 재개발 등 기존의 도시정비사업에서 일감이 줄어들면서 리모델링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2012년 시장에 첫 발을 들인 뒤 활발하게 수주를 이어가고 있고 GS건설, 현대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삼성물산 등도 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에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는 수익성이 크지 않아 대형건설사들이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분야였다.
더구나 리모델링 공사는 원래 골조를 유지한 채로 건물을 짓는 공사이기 때문에 공정 과정이 까다롭다.
건설업계에서는 쌍용건설이 리모델링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최근 쌍용건설이 국내주택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움직임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쌍용건설은 2020년 13개 단지에서 9376세대를 분양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주택부문을 비중을 크게 높이고 있다.
2019년 811세대 분양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에는 10배 이상 분양 실적이 늘어났다.
쌍용건설의 올해 예상 분양물량은 워크아웃 졸업과 함께 주택시장에 재진입했던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동안 공급한 전체 세대 수보다도 많다.
쌍용건설은 해외매출 비중이 국내매출보다 커 사업 포트폴리오 균형을 위해 국내사업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사업 실적이 후퇴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본격적으로 주택사업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