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가 실적 증가세를 유지하기 위해 온라인 강화에 더욱 고삐를 죈다.
황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한 빠른 배송, 롯데온과 시너지 등으로 온라인 매출 비중을 대폭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롯데하이마트가 올해 코로나19에도 실적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2021년에는 증가세가 다소 꺾일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3분기 매출 1조470억 원, 영업이익 560억 원을 거뒀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5%, 영업이익은 67.3% 증가했다.
지난해 롯데하이마트의 실적이 부진해 올해는 기저효과도 있었고 정부의 으뜸효율가전 환급정책에도 수혜를 입었던 영향이 컸다.
으뜸효율가전 환급정책은 소비자가 에너지효율이 우수한 가전제품을 살 때 30만 원 한도 내에서 구매가격의 10%를 돌려주는 제도로 올해 3월32일 시작돼 9월4일 마감됐다.
한국에너지공단이 국내 주요 가전제품 제조업체 7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급사업 기간에 환급대상 가전제품의 매출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2.2배 늘었다.
하지만 4분기부터 환급정책 효과가 빠지면서 가전제품 판매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게다가 올해 기대치보다 가전 판매가 많았던 만큼 2021년에는 수요가 다소 감소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까지 롯데하이마트의 가장 큰 고민이었던 매출 하락세가 멈춘 만큼 당분간 실적에 관한 우려는 크지 않다”며 “다만 2017년과 2018년의 영업이익 체력과 비교하면 아직 개선될 부분이 많다”고 바라봤다.
황영근 대표는 올해 8월부터 롯데하이마트를 이끌고 있는데 1992년 롯데백화점 홍보 담당으로 입사해 롯데백화점 일산점 점장을 맡았고 2015년 롯데하이마트로 옮겨 가전부문장, 상품본부장 등을 거쳐 유통에서 잔뼈가 굵었다.
황 대표는 온라인 유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최근 롯데하이마트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15년 2%에서 2020년 3분기 13.4%까지 높아졌다. 최근에는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ON)에서 가전이 의류의 판매금액을 앞서는 등 롯데온과 시너지도 커지고 있다.
롯데그룹이 올해 4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롯데온은 11월 월평균 결제금액이 5월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온라인사업 강화 의지는 인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발표된 인사에서 12명의 상무보 가운데 이찬일 온라인사업부문장이 유일하게 상무로 승진했다.
다만 온라인에서는 쿠팡, 11번가 등 이커머스업체와 경쟁해야 하는데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롯데하이마트가 ‘최저가 경쟁’에서는 밀릴 수밖에 없다는 시선도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지비가 필요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하이마트가 쿠팡 등 이커머스업체들과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보기는 쉽지 않다”며 “이커머스업체와 가격 경쟁에서 승부를 보려고 하면 결국 손해를 보고 파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커머스업체와 차별화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한 온라인사업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전국에 45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활용해 ‘2시간 퀵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2시간 퀵배송은 노트북, 밥솥, 청소기 등 중소형 가전을 주문하면 2시간 안에 퀵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2시간 퀵배송의 서비스범위를 서울, 경기 등 수도권과 광역시에서 충청도, 경상북도로 확대했다. 이런 서비스는 각 시내에 오프라인 매장을 갖추지 못한 이커머스업체들은 할 수 없다.
또 오후 12시 이전에 온라인쇼핑몰에서 주문한 제품을 당일 배송하는 ‘오늘 배송’서비스,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롯데하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하는 ‘스마트픽’ 등을 적용할 수 있는 제품군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하이마트는 프리미엄 대형가전을 위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데 비대면 속 온라인 트래픽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온라인 매출이 증가하면 인건비와 판관비 등 비용이 감소해 수익성도 개선된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