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탈석탄 선언'을 계기로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사업을 더욱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캐나다에서 풍력과 태양광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신재생에너지발전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내놔 미국에 진출할 기회를 엿볼 것으로 보인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석탄 관련 신규사업 중단과 기존 사업의 완공 및 계약 종료에 따른 순차적 철수를 담은 탈석탄 선언 결정을 놓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삼성물산의 탈석탄 선언을 계기로 석탄발전 관련 협력사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으나 대신 신재생에너지사업을 확대해 삼성물산의 신사업 포트폴리오면에서 바람직한 구조가 갖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나설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회사를 통한 바이오사업에 이어 지속가능한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할 가능성도 열렸다"고 분석했다.
삼성물산이 신재생에너지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시장으로는 미국이 꼽힌다.
캐나다에 대규모 풍력과 태양광발전단지를 준공한 뒤 운영하고 있어 미국 진출을 위한 기반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2018년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1396MW 규모의 대규모 풍력 및 태양광발전단지를 완공했는데 2038년까지 20년 동안 생산하는 전력을 온타리오주 전력청에 공급한다.
2017년에는 캐나다 서머사이드 지역에도 태양광 복합발전단지를 준공하며 북미 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사업 시공과 운영경험을 쌓았다.
삼성물산은 특수목적법인(SPC)인 삼성솔라에너지를 설립하고 미국 태양광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데 바이든 당선인이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면 사업기회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환경공약으로 “2035년까지 전력 생산에 따른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동시에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며 신재생에너지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통령 취임 뒤 4년 동안 신재생에너지사업에 2조 달러(2224조 원)을 투입해 태양광패널 500만 개와 풍력발전용 터빈 6만 개를 설치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투자 증가로 사업 확대의 기회가 많아질 수 있다”며 "다만 특정 지역에 한정하지 않고 국내외 모두 적극적으로 신재생에너지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10월27일 국내 비금융권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석탄 관련 신규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기존 사업은 완공과 계약 종료에 따라 순차적으로 철수한다는 탈석탄 선언을 선포했다.
건설하고 있는 강릉안인 화력발전소와 참여 예정인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소는 환경기준을 높여 시공하고 앞으로 신재생에너지와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시설 등으로 친환경사업 포트폴리오는 확대한다는 것이다.
뒤이어 삼성그룹 계열사들도 잇달아 친환경 관련 성과와 계획 등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삼성물산의 탈석탄 선언 이틀 뒤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또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이 영국 친환경 인증기관 '카본 트러스트'로부터 반도체업계 최초로 조직단위 환경 인증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삼성 금융관계사들도 11월12일 석탄발전사업 관련 투자나 보험 인수를 중단하며 탈석탄 투자정책을 강화한다고 선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