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의원은 무소속 기간이 길어지며 보수 야권의 대선무대에서 다소 소외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민의힘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응원을 받으며 대선 무대로 나서기 위해 몸을 풀고 있지만 홍 의원은 무소속 신분으로 당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
게다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이 치솟고 있는 점도 홍 의원의 소외감을 더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윤 총장이 대선주자로 거명되기 전까지 홍 의원은 비록 국민의힘 밖에 있긴 했지만 국민의힘 인물들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나름의 정치적 위상을 과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윤 총장의 지지율이 다른 보수야권 대선주자보다 크게 앞서가는 상황에서 홍 의원의 존재감도 작아질 수밖에 없다.
윤 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직무배제 명령을 받고 손발이 묶인 상태지만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상황에서 윤 총장의 대선주자 지지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홍 의원이 거듭 내놓는 윤 총장 견제발언이 이런 위기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홍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추 장관의 검찰총장 직무배제와 관련해 “검사의 기개가 뭔지 무도한 문재인 정권에게 보여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면서도 윤 총장을 두고 “국정농단이란 허울 좋은 정치수사에 큰 공을 세워 문재인 정권 출범에 일등공신이었지만 토사구팽됐다”고 깎아내렸다.
홍 의원은 전날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여권이 추미애 윤석열 갈등을 만들어 윤 총장을 반대진영인 야권의 주자로 세우도록 야권분열을 작업한 뒤 정권 재창출한다? 참 대단한 반간계다”라고 말하며 윤 총장 사태를 여권에서 보수야권 분열을 위해 던진 노림수라고 봤다.
홍 의원은 국민의힘 복당도 장담하기 어렵다.
홍 의원의 복당에 거부감이 있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임기가 내년 4월까지 이어지는데 그 이후에나 홍 의원의 복당이 논의될 것이란 시선도 나온다.
결국 홍 의원으로서는 자체적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려 대선주자로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홍 의원이 높은 지지율을 보여야 야권에서 대선을 위해 홍 의원의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질 수 있고 그래야 홍 의원의 복당 논의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홍 의원은 보수의 정통 지역기반인 영남에 공을 들이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가덕도신공항과 관련해 다른 야권의 대구지역 국회의원들과는 달리 찬성의견을 내기도 했다. 홍 의원은 대구 수성구 국회의원이다.
경남권의 가덕도신공항과 더불어 대구신공항, 무안신공항, 인천공항 ‘4대관문공항’이 축을 이루는 정책을 제시하며 국토균형발전 구상도 함께 내놓았다.
이런 홍 의원의 주장은 대구 지역언론에서는 ‘물타기’로 취급받고 부산 지역언론에서는 ‘끼워 넣기’라고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를 놓고 홍 의원은 “둘 다 영남권 상생은 도외시하고 지역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나를 버리고 지역 이기주의를 버려야 대한민국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홍 의원이 다음 대선의 지지기반을 키우기 위해 부산·울산·경남에 우호적 신호를 보냈다는 시선도 나온다. 홍 의원은 과거 경남도지사를 지낸 데다 고향도 경남 창녕인 만큼 부산·울산·경남에 연고도 있는 셈이다.
지역구가 있는 대구에서도 활발한 대선행보를 보이고 있다.
홍 의원은 7일 대구에서 ‘홍준표 정치버스킹, 동성로 만민공동회’를 진행했다. 길에서 시민들과 자유롭게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는 행사로 7월 대구 수성유원지에서 했던 정치버스킹에 이어 두 번째 정치버스킹이었다.
여기서 홍 의원은 “내가 야당의 적장자”라며 “복당의 장애요소가 해소되면 그 때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비대위체제를 마치면 바로 복당절차를 밟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문재인 밉다고 윤석열 편드는 것도 옳은 일은 아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추미애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거나, 둘 다 자르거나, 아니면 싸움을 중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