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계열사 대부분의 최고경영자(CEO)를 유임하는 등 안정에 방점을 둔 그룹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젊은 인재를 대거 발탁해 미래를 대비하고 외부인재를 영입해 순혈주의를 탈피하는 인사기조는 유지했다.
LG그룹은 26일 2021년 임원인사를 181명 규모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최고경영자 및 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 4명이 새로 선임되고 177명이 승진했다.
이번 인사에는
구광모 회장의 실용주의가 반영됐다. 미래 사업분야에 경쟁력을 갖춘 젊은 인재를 과감하게 발탁해 기회를 부여하면서 동시에 경륜있는 최고경영진을 유지해 지속성장의 토대를 구축했다.
구 회장은 최근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진행한 사업보고회 등을 통해 “고객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질적인 변화와 질적 성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미래 성장과 변화를 이끌 실행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발탁해 육성할 것”을 계속 당부했다.
LG그룹은 “CEO 대부분을 유임해 코로나19 등 국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해 경영의 안정성을 도모했다”며 “젊은 인재를 대거 발탁해 전진배치하는 등 신구 조화를 통한 안정 속 혁신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새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류재철 LG전자 부사장은 H&A사업본부장, 남철 LG화학 전무는 첨단소재사업본부장에 선임됐다.
이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손보익 실리콘웍스 대표이사,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이명관 LG인화원장, 이방수 LG CSR팀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LG그룹은 124명의 상무를 새로 선임했다. 2019년 106명보다 늘어났다. 45세 이하 신규 임원은 24명이며 최연소 임원인 지혜경 LG생활건강 중국디지털사업부문장(1983년 출생)을 비롯해 1980년대 태어난 임원 3명을 새로 발탁했다.
여성임원은 전무 승진 4명, 신규 임원 선임 11명 등 15명으로 역대 최다를 보였다. 2018년 6명, 2019년 11명 등 여성임원 확대기조가 이어졌다. LG그룹의 여성임원 비중은 2018년말 3.2%에서 2020년 말 5.5%로 증가했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전무, 여명희·김새라 LG유플러스 전무 등 2개 회사는 처음으로 여성전무를 배출했다. LG화학도 생명과학사업본부장 차원에서 윤수희 전무가 첫 여성 전무로 발탁됐다.
LG그룹은 연말 임원인사와 별도로 연중 계속해서 외부인재를 영입해 사업에 필요한 전문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형봉 LGCNS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 허성우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 글로벌추진담당 부사장 등 올해 23명의 외부인사를 영입했다. 2018년 13명, 2019년 16명보다 늘어났다.
LG그룹은 “나이, 성별, 경력과 관계없이 성장 잠재력과 분야별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를 중용하는 인사를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