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이 맡고 있는 '10조 원' 규모의 연기금투자풀 운용사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계약기간이 내년 4월 끝나면서 외부위탁운용관리(OCIO)시장에서 전통의 강자로 꼽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뿐 아니라 후발주자인 KB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이 도전한다.
▲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맡고 있는 연기금투자풀 운용사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현재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28조 원 규모의 연기금투자풀의 주간운용사를 나눠 맡고 있다.
22일 연기금투자풀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에 연기금투자풀 운용사 선정공고를 낸다. 현재 운용사를 맡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계약은 내년 4월29일 끝난다.
연기금투자풀 운용사는 제안서 접수, 자격요건 심사, 평가위원회 구성, 제안서 평가, 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과정을 거쳐 선정된다.
아직 연기금투자풀 운영위원회의 제안요청서가 나오지 않았지만 2016년 당시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를 살펴보면 기술능력평가(정량평가와 정성평가)와 가격평가의 점수를 합산해 운용사를 뽑는다.
정량평가는 재무안정성, 운용자산, 인적자원, 운용성과 등을, 정성평가는 운용보수율 적정성, 펀드 관리능력, 투자풀 발전 및 기금지원방안 등을 평가한다.
정량평가에 포함되는 수치를 놓고 보면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비교해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순자산 총액(재간접펀드 제외)은 미래에셋자산운용 56조1033억 원, KB자산운용 43조9510억 원, 한국투자신탁운용 33조1379억 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32조383억 원, 한화자산운용 27조7967억 원 등으로 나타난다.
재무 안전성 항목에 포함되는 지표를 살펴보면 9월 말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KB자산운용이 26%로 앞서있고 한국투자신탁운용(24.6%), 미래에셋자산운용(19.5%),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15.1%), 한화자산운용(4.3%) 등이 뒤를 잇는다.
총자산 순이익률(ROA)은 KB자산운용 21.6%, 한국투자신탁운용 19.9%,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13.6%, 미래에셋자산운용 13%, 한화자산운용 4% 등이다.
자기자본비율은 한화자산운용이 94.9%로 가장 높고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90.8%, KB자산운용 85.3%, 한국투자신탁운용 82.2%, 미래에셋자산운용 68.9%로 나타났다.
정략적 지표만 놓고 보면 2013년부터 8년 동안 연기금투자풀 운용사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안심할 수만은 없어 보인다.
운용보수율 측면에서는 시스템 구축 등 추가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유리할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은 올해 초부터 연기금투자풀 운용사 선정을 목표로 전열을 정비하고 외부위탁운용관리(OCIO)시장에서 실적(트랙레코드)을 쌓아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주택도시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 위탁운용사 맡으며 역량을 쌓았다.
KB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올해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체투자 운용사로 선정됐다.
한화자산운용은 외부위탁운용관리 인력을 20명 수준으로 늘렸으며 올해 강원랜드 위부위탁운용사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연기금투자풀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 대형 기금을 제외한 정부부처 기금 여유자산의 운용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산운용사에 자금을 맡기는 통합자산운용 제도다. 2001년 12월 도입됐다.
삼성자산운용이 단독 운용하다가 2013년부터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복수 운용체제로 바뀌었다.
9월 말 기준 연기금투자풀 운용규모는 28조 원가량으로 삼성자산운용이 17조 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10조 원가량 운용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