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는 중국 현지 디지털 플랫폼과 협업을 통해 대출규모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12일 기준으로 중국 간편결제 플랫폼 ‘알리페이’를 통한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의 소액대출(마이지에베이) 규모는 25억1천만 위안(4213억 원)으로 1년 전보다 약 24억 위안(4046억 원) 증가했다.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는 8월부터 중국 여행 플랫폼 ‘씨트립’를 통해서도 소액대출을 판매하고 있는데 3100만 위안(52억 원)가량 대출이 이뤄졌다.
알리페이의 이용자 10억 명, 씨트립 이용자 4억 명의 잠재고객이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고객으로 유입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 행장은 중국 금융환경에 맞춰 알리페이, 씨트립 등 대형 디지털 플랫폼을 판매 채널로 확보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왔다.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는 지난해 6월부터 알리페이에서 소액대출을 판매하고 있는데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 가운데 홍콩 동아은행에 이어 2번째로 알리페이 플랫폼에 참여하게 됐다.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은 중국에서는 소액대출이 신용카드 할부나 신용카드 대출 등의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 알리페이는 이용자들이 물건을 구매할 때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또는 은행들과 제휴를 통해 소액대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도 알리페이에 소액대출서비스를 하고 있는 만큼 소액대출을 늘릴 여건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중국인 1인당 신용카드 수는 0.7장으로 한국의 2.1장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지 행장은 중국에서 영업점을 늘리기보다 디지털 플랫폼을 우군으로 삼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외국계 자본은행이 중국 현지은행과 대면채널에서 경쟁을 벌이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17년 말 기준으로 중국농업은행 영업점은 2만3천 곳, 중국공상은행은 1만6천 곳, 중국건설은행은 1만5천 곳이다.
현재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의 영업점은 모두 26곳이다.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는 2016년 6월 베이징 순이에 지행을 세운 뒤 영업점을 추가로 늘리지 않고 있다.
오히려 2018년 8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영업점 5곳의 문을 닫았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올해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의 순이익이 증가한 데는 대형 디지털 플랫폼과 협업을 통해 대출을 늘린 점이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3분기까지 순이익 868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1% 증가했다.
지 행장은 중국에서 오래 근무해 현지 금융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 행장은 2001년 홍콩지점 차장을 거쳐 2004년 선양지점장, 2007년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설립단 팀장, 2015년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은행장(법인장)으로 일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의 실적이 크게 뒷걸음질해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는 2019년 순이익 75억 원 냈다. 2018년(544억 원)보다 86%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