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최근 미국간학회와 유럽간학회에서 잇따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HM15211'의 긍정적 임상결과가 발표되자 세계 제약업계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권세창 대표는 이에 앞서 8월 글로벌제약사 MSD에 ‘HM12525A(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기존 당뇨병 치료제가 아닌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로 기술수출한 만큼 유사한 기전을 보유한 HM15211에서도 성공적으로 임상2상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HM12525A는 인슐린 분비 및 식욕억제를 돕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과 에너지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작용 치료제다. HM15211는 여기에 인슐린 분비 및 항염증 작용을 하는 GIP 수용체가 추가된 이중작용 치료제다.
최근 두 치료제에 공통으로 포함된 'GLP-1'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확인되면서 HM12525A과 HM15211이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GLP-1은 이미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약물이기 때문에 안전성은 충분히 확보된 만큼 권 대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효능 입증에 전념하고 있다.
권 대표는 “HM15211가 최근 글로벌 최대 규모의 미국과 유럽학회에서 간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조속한 상용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HM15211은 올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원발 담즙성 담관염 및 원발 경화성 담관염을 대상으로 각각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고 7월에는 신속심사 처리대상(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는 등 가치가 한층 높아졌다.
미국 식품의약국의 희귀의약품 지정제도는 희귀난치성 질병의 치료제 개발과 허가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제약사를 지원하는 제도다.
원활한 임상시험 진행을 위한 임상시험 승인 및 허가기간 단축, 품목허가 신청비용 면제, 세금감면, 품목허가 획득 이후 미국시장 내 7년 동안 독점권 부여 등의 혜택이 부여된다.
스위스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세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시장이 2030년에는 200억 달러(22조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은 미국 성인의 12%인 약 3천만 명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환자 수도 2015년 26만 명에서 2019년 41만 명 수준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직까지 개발완료된 치료제가 없어 유한양행, LG화학, 동아에스티 등 국내 제약사 뿐만 아니라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길리어드사이언스,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2019년에만 7차례나 주요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안전성 문제로 임상2상과 3상 단계에서 중단했을 정도로 치료제 개발은 쉽지 않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다양한 증상에 대응하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안전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충분한 치료효능을 내는 것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국적제약사 화이자는 최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PF-05221304’의 임상2a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었음에도 추가적 임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화이자 관계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개발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며 “PF-05221304 단독요법보다 더 효과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치료할 것으로 기대되는 다른 치료제와의 병용요법을 비롯해 개발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되는 3~4개 가량의 다른 후보물질의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