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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박삼구 아시아나항공 팔려도 빈손, 대한항공 성공 빌어야

감병근 기자 kbg@businesspost.co.kr 2020-11-16 1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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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들고 있던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각방안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금호그룹 재건의 희망도 흔들리게 됐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담보로 제공된 아시아나항공 구주를 향후 시장에 매각해 채권회수를 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는데 박 전 회장은 차입금 상환규모라도 키우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대한항공의 성공을 바라야 할 처지에 놓였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1218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삼구</a> 아시아나항공 팔려도 빈손, 대한항공 성공 빌어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16일 항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구조에서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30.77%)를 매입하는 방안이 빠진 것은 뜻밖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애초에 대한항공은 한진칼로 산업은행의 자금이 들어오면 이를 이어받아 아시아나항공 구주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대현 KDB산업은행 부행장은 16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는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된 상태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끝나면 시장에 매각해 채권회수에 사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구주를 매입한다면 박 전 회장은 이 매각대금 가운데 일부를 금호그룹 재건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박 전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7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의 매각대금은 차입금 상환을 비롯한 그룹의 중장기 미래를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채권단은 이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금호그룹이 경쟁력을 회복해 장기적으로 차입금을 갚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채권단으로서도 전체 채권회수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구주를 매입하지 않는 방식이 결정되면서 박 전 회장에게 구주매각 대금을 활용할 여지도 주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금호그룹 재건이 전체 채권회수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면 채권단이 이번에도 HDC현대산업개발에게 제안했던 것처럼 대한항공에게 아시아나항공 구주를 사들이도록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당장 박 전 회장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는 것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이른 시점에 마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박 전 회장으로서는 지난해 11월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 구주 가격을 놓고 장기간 협상을 벌였던 점이 독으로 돌아왔다고 볼 수도 있는 셈이다. 

당시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구주 가치를 3천억 원가량으로 평가했지만 금호산업은 4천억 원가량을 고수해 주식 매매계약시점이 업계 예상보다 1개월 정도 늘어지기도 했다.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구주 매각으로 손에 쥘 수 있는 자금이 사라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대한항공의 성공을 바라는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상황에 놓였다. 

아시아나항공 구주는 앞으로 아시아나항공을 품은 대한항공의 주식으로 전환되는데 이 지분의 가치가 높아야만 차입금 상환규모라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전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구주 등을 담보로 제공하며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은 자금은 3조3천억 원 규모다. 

16일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 구주 가치가 3750억 원가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박 전 회장으로서는 향후 대한항공의 지분가치가 크게 높아져야만 차입금 부담을 한층 덜 수 있는 셈이다. 

박 전 회장으로서는 각별한 애정을 보였던 아시아나항공을 경쟁사인 대한항공에 넘기고 성공까지 바라야 한다는 점에서 쓸쓸함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회장은 지난해 4월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한 뒤 사내게시판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며 “아시아나항공은 늘 그룹의 자랑이었고 주력이었다”는 내용을 담은 글을 남겼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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