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회장이 국내 액화수소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할 기회를 잡았다.
글로벌 액화수소시장은 성장 전망이 밝은데 두산중공업도 액화수소사업에 첫 발을 내딛은 만큼 박 회장은 국내에서 사업실적을 쌓아 글로벌시장 진출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정부 정책에 힘입어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이 잇따라 액화수소사업 관련 계획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정부는 2021년 2월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 시행에 발맞춰 액화수소와 그린수소 관련 정책을 구체화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2.0’을 발표하기로 했다.
강원도는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정책에 가장 적극적으로 발을 맞추는 지자체로 꼽힌다.
액화수소를 활용한 수소드론택시, 수소열차 등 미래형 이동수단 산업을 육성하고 2022년까지 삼척시에 액화수소도시를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한 한국가스공사, 삼척시와 함께 수소 액화플랜트를 구축하기로 했다.
민간에서는 효성그룹이 수소경제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4월 액화수소 관련 기술력이 뛰어난 독일 린데그룹과 협력해 2022년까지 모두 3천억 원을 투자해 울산에 액화수소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에 액화수소 생산부터 운송, 충전시설 설치 등 수소 관련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하게 된다.
액화수소는 안전한데다 부피도 기체수소의 800분의 1수준으로 저장과 운송에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액화수소를 활용하면 수소충전소 건설에 필요한 부지의 면적도 절반으로 줄어들어 도심 주유소나 LPG(액화석유가스)충전소와 복합화할 수 있다.
박지원 회장에게는 이런 국내 액화수소사업 관련 계획들이 글로벌시장에서 수소 액화플랜트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회가 된다.
글로벌 액화수소시장은 성장 전망이 밝지만 개화한 시장은 아니다.
시장조사기관 리포트앤데이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액화수소시장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5.5% 성장해 2019년 333억2천만 달러(37조1천억 원가량)에서 2027년 5018억 달러(558조8천억 원가량)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북미지역은 수소 구동차량의 성장 전망에 힘입어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시장으로 꼽히는데 조 바이든 후보의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미국 수소산업은 가파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액화수소사업은 고도의 액화기술력이 요구돼 세계에서 8개 국가만 진행하고 있다. 또 세계적으로 독일 린데그룹, 미국 에어프로덕츠 앤 케미칼스, 프랑스 에어리퀴드 등 몇몇 기업만이 액화수소 충전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점으로 두산중공업이 액화수소사업에서 늦게 출발했다 해도 경쟁력만 입증하면 글로벌에서도 충분히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박 회장은 글로벌 경쟁사들과 입찰경쟁을 위해 사업실적을 국내에서 먼저 쌓는 것이 절실하다.
박 회장에게는 두산중공업이 수소 가치사슬(밸류체인)의 관점에서 두산퓨얼셀과 시너지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액화수소사업 수주가 필요하다.
두산중공업에서 수소를 생산하면 두산퓨얼셀은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사업을 담당해 사업 연계성이 높다.
두산중공업은 앞서 6일 창원 수소액화사업에서 첫 수주 실적을 올리며 이제 수소액화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액화수소사업으로 친환경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수주실적을 쌓아 사업 경쟁력 확보에 힘쓸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