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2020-11-0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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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이 내년에 내놓을 롤러블(두루마리형) 스마트폰이 펼쳐지는 새 스마트폰 형태에 걸맞은 소프트웨어와 사용자 편의성을 갖출 수 있을지 스마트폰업계의 시선이 모인다.
이 부사장은 독특한 형태의 스마트폰으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아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을 부흥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런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롤러블 스마트폰 사용자가 색다른 형태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
8일 외국언론을 종합하면 LG전자가 선보일 롤러블 스마트폰이 혁신적 겉모양에 걸맞게 소프트웨어나 사용자 편의성 등을 충족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이 나온다.
IT매체 안드로이드센트럴은 “LG전자가 롤러블 스마트폰을 출시해 놀라운 디자인을 보여주겠지만 소프트웨어는 부실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는 새로운 스마트폰을 만들 때 소프트웨어에 신경을 쓰지만 LG는 그렇지 않다”고 보도했다.
다른 IT매체 폰아레나는 "LG전자가 하드웨어를 해결한다고 해도 소프트웨어를 롤러블 스마트폰에서 작동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롤러블 스마트폰은 이 부사장이 내놓는 새로운 형태의 두 번째 스마트폰이다. 이 부사장은 2019년 11월28일 LG전자 MC사업부 부사장에 취임했는데 올해 9월 가로로 돌리는 스마트폰 '윙'을 공개했다.
LG전자 롤러블 스마트폰은 이전에 없던 형태였던 윙과도 다른 방식으로 작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롤러블 스마트폰 출시를 암시하는 홍보영상을 보면 옆으로 당겨 말려져 있던 디스플레이를 펼치는 구조를 채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독특한 스마트폰에는 그에 적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필수다.
말려 있던 화면이 펼쳐져도 작동 중인 앱이 커지지 않거나 여러 앱을 동시에 작동시킬 수 없다면 펼쳐짐으로써 확대된 공간이 쓸모없게 될 수 있다.
다행히 LG전자는 이미 롤러블 디스플레이 기반의 제품 ‘LG 시그니처 올레드R’ TV를 내놔 롤러블 스마트폰 개발에 참조할 사례가 있다.
시그니처 올레드R은 화면이 수납된 크기에 따라 음악 감상용 스피커, 전자시계, 스마트폰 사진 감상용 액자, 무드(모닥불 영상), 싱큐 홈보드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윙을 개발한 경험도 롤러블 스마트폰 관련 소프트웨어 최적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네이버 등과 협업해 윙의 앱 사용성을 개선하고 있다.
▲ LG전자의 롤러블폰 개념도. <레츠고디지털>
윙은 가로로 돌려진 디스플레이에서 앱을 실행하며 세로 디스플레이도 같은 앱의 다른 기능 또는 완전히 다른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두 디스플레이를 동시에 활용하지 못하는 앱이 아직 많다.
대표적 동영상앱인 유튜브를 예로 들면 영상을 재생하고 윙을 돌릴 때 보조 디스플레이는 영상 속도 조절 등 컨트롤러 기능만 사용할 수 있다. 동영상 시청과 댓글 기능의 동시 사용이 불가능한 것이다.
두 기능을 함께 사용하기 위해서는 네이버앱 '웨일'을 실행하고 그 안에서 유튜브 영상을 재생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이런 불편은 이 부사장이 추진하는 스마트폰 혁신전략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에 지장이 될 수밖에 없다.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는 윙, 롤러블 스마트폰 등 이색 제품을 기반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모바일 경험을 제공한다는 뜻을 담았다.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성패는 LG전자 MC사업본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20년 3분기 기준 22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이 부사장은 9월14일 진행된 글로벌 미디어 온라인행사에서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는 획일화된 스마트폰 품질경쟁의 틀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과감한 변신이다”며 “LG전자의 도전이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욕구를 기대 이상으로 충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